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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커패시터 물량의 70%를 책임지는 뉴인텍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 증자 자금 납입에 앞서 무상감자를 통해 장부상 결손금을 먼저 털어낼 계획이다. 자본잠식률이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50%에 육박해 선제적으로 고강도 재무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69년 창립된 뉴인텍은 5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축전기(커패시터) 및 금속증착필름 전문 기업이다. 1977년 6월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1997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 카니발 HEV, 싼타페 HEV 등 주요 전동화 모델에 친환경자동차용 커패시터를 독점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사다.
뉴인텍이 추진하는 이번 유상증자의 총 조달 규모는 128억원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되며 보통주 740만주를 주당 1736원(예정 발행가액)에 발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SK증권이다.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가장 많은 70억원을 배정했고 시설자금에 40억원, 채무상환자금에 18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발행가액은 오는 6월 2일 확정되며 구주주 청약은 같은달 8~9일 진행된다. 납입일은 6월 16일이다.
유상증자와 함께 무상감자도 결정했다. 액면가 500원의 기명식 보통주 5주를 동일 액면주식 1주로 무상 병합하는 80% 비율의 감자로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다.
자본금은 기존 282억원에서 56억원으로 급감하며 발행주식 총수 역시 5650만1562주에서 1130만312주로 축소될 예정이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4월 10일이며, 4월 9일부터 5월 4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5월 6일이다.
감자를 결정한 이유로 자본잠식률이 꼽힌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뉴인텍의 자본금은 267억원, 자본총계는 151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43.48%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 규정상 자본잠식률이 50%를 상회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
특히 2024년 말 기준 289억원이었던 누적 결손금은 지난해 126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약 416억원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무상감자를 통해 대규모 결손금을 장부상에서 털어내며 자본잠식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종목 지정의 또 다른 뇌관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 리스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뉴인텍의 지난해 연결 기준 법차손은 12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손실 비율이 83.64%에 달한다.
코스닥 규정에 따르면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회 이상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뉴인텍은 앞서 2023년(40.35%)과 2024년(25.54%)에는 50% 선을 넘지 않아 당장 지정 사유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50%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은 법차손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마무리 돼 128억원 자금 조달이 완료된다면 자기자본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 법차손 비율을 50% 미만으로 관리 가능할 전망이다.
뉴인텍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28억원으로 전년(795억원) 대비 4.15%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72억원, 당기순손실은 126억원에 달해 수익성은 보다 악화됐다.
이날 더벨은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결정 배경에 질문하기 위해 뉴인텍 IR 회선으로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