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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알엔투테크놀로지가 유상증자를 통한 최대주주 변경을 재차 추진한다. 유상증자 철회로 한 차례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인사들이 재등판했다.
알엔투테크놀로지 인수·합병(M&A)은 유상증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6년 코스닥 상장 이후 지난해 초까지 대주주는 창업주 이효종 전 대표였다. 작년 1월 이 전 대표가 구주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M&A는 시작됐다.
구주 159만8730주를 취득하는 케이엠제1호조합이 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었으나 유상증자가 결정되면서 상황은 변했다. 6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 대상자 티에스1호조합이 176만7304주를 확보하며 지난해 3월 대주주 지위를 꿰찼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티에스1호조합은 최다 출자자 김윤희 씨(57.37%)를 필두로 안경혜 씨(16.39%)와 앤디인베스트먼트(24.59%)가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앤디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상장사 앤디포스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 법인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에 등극했기 때문에 티에스1호조합은 취득한 신주 전량에 대해 1년간의 보호예수 확약을 적용받았다. 신주는 지난해 4월 7일 상장했다.
대주주가 변경된 지 8개월여 만에 지배구조는 다시금 변곡점을 맞이했다. 시작은 연초와 마찬가지로 유상증자였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1월 11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신주 179만7385주 발행을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6120원으로 결정됐다.
납입은 뉴진1호조합이 담당했다. 임시주주총회에선 신규 이사진 선임 안건이 상정되며 경영권 교체 작업이 동시에 단행됐다. 하지만 올해 1월 유상증자는 철회됐고 임시주주총회 안건들도 모두 부결되면서 대주주 변경은 최종 무산됐다.
이후 티에스1호조합이 경영진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경영권 분쟁이 빚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티에스1호조합이 소송을 돌연 취하하면서 양측이 지배구조 재편에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우여곡절 끝에 알엔투테크는 다시금 유상증자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신주 208만7682주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납입 대상자는 크로스1호조합이다. 납입일은 다음달 1일이다.
지난해 추진한 유상증자보다 규모가 60억원 감소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오히려 신주 발행 규모는 증가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2395원으로 직전 유상증자보다 60.87% 줄어들었다.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진 합류를 예고했다. 사내이사 후보 중 김강호 씨와 최윤경 씨는 지난 1월 유상증자 철회와 주총 안건 부결로 경영권 진입이 한 차례 무산됐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김강호 뉴프론티어파트너스 의장은 사내이사 후보임과 동시에 크로스1호조합의 50% 출자자다. 앞서 철회된 유상증자 납입 대상자 뉴진1호조합에 99.9%를 출자한 뉴프론티어파트너스코리아의 100% 최대주주로도 등장했다.
최윤경 씨의 경우 모든 안건이 부결된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최 씨는 빗썸코리아와 한빗코 거래소, 바이낸스 글로벌 거래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뉴프론티어파트너스 측에서 주도하는 딜"이라며 "신규 경영진은 기존 경영진과 공동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