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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

네이버, CFO 10년만 이사회 복귀 '빅딜·로봇투자 속도'

김희철 합류, 재무 전문가 포진…커머스 연계 실외로봇 PoC 본격화

성남(경기)=유나겸 기자  2026-03-23 15:44:23
지난해 네이버 주주총회의 최대 관심사가 이해진 창업자의 복귀였다면 올해는 10년 만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사회에 합류한 점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이사회 내 재무 전문가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인공지능(AI) 육성 등 중대한 전환기에 투자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맞물려 네이버는 두나무와의 합병 가능성과 로봇 등 미래 산업 투자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주주 지분 규제 등 입법 변수로 딜 구조 변경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기존 계획을 유지한 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커머스와 연계 가능한 로봇 사업 역시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 미래산업 투자…재무적 의사결정 역량 고려"

23일 네이버는 성남 분당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사진)와 김희철 CFO 등이 참석했다.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김 CFO의 사내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CFO의 이사회 합류다. 네이버에서 CFO가 이사회에 합류한 것은 10년 만이다. 이는 재무 중심의 투자 의사결정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이사회 재편을 계기로 두나무 합병과 로봇,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역시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됐다.

대부분 안건은 주주들의 별다른 질의 없이 통과됐다. 다만 폐회 선언 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복수의 주주들이 관련 사안을 집중적으로 질의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23일 네이버는 성남 분당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제2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유나겸 기자)

네이버는 두나무 합병과 관련해 기존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딜 구조 변경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입법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네이버와 두나무 간 사업 구조 중 중복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정부 법안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거래 구조와 향후 사업 방향을 정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김 CFO는 "현재 정부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고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목표대로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CFO의 이사회 합류로 네이버 이사회에는 재무 전문가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김이배, 변재상, 이사무엘 사외이사는 각각 금융·증권·투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노혁준 사외이사는 법률 전문가로 전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금융 분야 출신으로 구성됐다.

최 대표는 이번 선임 배경에 대해 현재 네이버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투자라며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히 재무적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역량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 역시 핵심 과제인 만큼 관련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향후 회사의 상황과 향후 필요한 역량에 따라 이사회 구성 변화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 하드웨어 등 협력 불가피

로봇 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피지컬 AI와 관련된 복수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최 대표는 네이버가 로봇 분야에서 특히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으며 올해 다양한 PoC(개념검증)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현재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를 통해 로봇과 디지털트윈 등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한 '루키' 등은 네이버 1784 사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실증을 진행 중이다.

특히 2024년부터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의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사우디 리야드에 중동 총괄 법인 '네이버 아라비아'를 설립했다. 최 대표는 올해 커머스와 배송 역량 강화를 위해 사우디에서 외부 로봇 PoC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러한 시도가 성과로 이어질 경우 커머스 사업과의 연계가 가능할 것"이라며 "효과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서비스와 사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드웨어 생산과 관련해서는 외부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대표는 PoC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자체 제작하는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양산 단계에서는 외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단 점을 강조했다. 다만 협력을 통해 확보되는 IP와 관련해서는 핵심 노하우와 기술을 내재화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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