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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엣지파운드리가 자금 조달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동성 압박이 가중되면서 당장 만기 도래를 앞둔 전환사채(CB) 상환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투심 위축에 따른 조달 규모 축소를 우려해 비교적 큰 금액을 우선적으로 써낸 모양새다.
엣지파운드리는 지난해 시장에서 뜨거운 종목으로 꼽혔다. 한화인텔리전스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적외선 센서 시장에서의 키플레이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외형과 기술력은 갖췄지만 문제는 기초 체력이었다. 실적이 연일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턴어라운드까지 버텨줄 재무 안정성이 의문이었다.
엣지파운드리는 연간 기준 매출액 3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만 15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메자닌 발행에 의존한 유동성 확보가 이어졌다. 특히 전환사채(CB) 발행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현금을 확보해왔다. 최근 1년 반 사이 CB 발행을 통해 210억원을 조달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해당 CB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CB 상환 압박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잔여 CB는 310억원 수준이었다. 각각 15회차, 16회차, 17회차 CB로 당시 모두 주가가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310억원 중 135억원을 엣지파운드리가 취득했다. 60억원 규모의 17회차 CB는 발행 1년만에 회수했다. 다행스럽게 이전에 투자했던 휴림로봇 지분 가치가 상승하면서 현금을 확보해 어느정도 메꿀 수 있었다.
관계사인 휴림로봇도 엣지파운드리가 취득한 75억원 규모의 16회차 CB를 인수하면서 지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유동성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엣지파운드리는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이 55억원에 불과하다. 휴림로봇이 보유하고 있는 CB까지 포함하면 250억원에 달하는 CB의 상환 압박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처 능력이 없는 셈이다.
당장 급한 것은 15회차 CB다. 지난 2023년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15회차 CB는 오는 8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여전히 전환가액이 주가를 상회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전환을 통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만기 도래시 100억원을 고스란히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엣지파운드리도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507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나섰다. 조달한 자금 중 200억원은 시설자금, 157억원은 운영자금, 15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채무상환에 방점이 찍혀있는 자금조달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도 필요하긴 하지만 눈앞에 있는 현금 유출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는 시기는 오는 8월로 15회차 CB 만기 도래 시점과 겹친다.
일반공모를 통해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만큼 투심 위축에 따른 조달 규모 축소도 우려한 듯한 움직임이다. 통상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처음부터 비교적 큰 507억원이라는 금액을 써낸 모양새다. 청약 규모가 50%가 채 되지 않더라도 엣지파운드리 입장에서는 넉넉하게 채무상환자금 정도는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더벨은 이날 엣지파운드리 측에 질문하기 위해 질문지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