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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블랙야크I&C, 한주케미칼 인수 후 실탄 확보…리픽싱 삭제 '눈길'

상장 이후 첫 시장성 조달…희석 부담 줄이고 투자 재원 확보

안준호 기자  2026-05-27 08:25:49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상장 이후 첫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며 외부 자금 조달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한주케미칼 인수 이후 외형이 빠르게 커진 가운데 운영자금과 종속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발행 조건 변화다.

당초 계획했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을 실제 발행 과정에서 삭제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로 활용되는 조항이지만 향후 지분 희석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최대 70% 규모의 콜옵션 구조를 유지하며 향후 희석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지난해 한주케미칼 인수로 외형 확대, 상장 이후 첫 시장성 조달 진행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지난 21일 15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완료했다. 발행 대상은 수성자산운용과 오라이언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다.

이번 조달은 사실상 상장 이후 첫 외부 메자닌 발행 사례다. 기존 1회차 CB는 과거 미래에셋비전스팩1호가 보유했던 물량으로, 이번이 회사 주도로 진행한 첫 CB 발행에 해당한다. 전환가액은 3397원이며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다. 전환청구기간은 2027년 5월부터다.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과 종속회사 재무구조 개선이다. 회사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150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한 소화설비 업체 한주케미칼 관련 재무 안정화 작업과 운영자금 확보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지난해 한주케미칼 인수를 통해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92억원 수준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재무 부담은 확대됐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4년 말 39.8%에서 지난해 말 152.2%까지 상승했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보증과 차입 부담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외형 확대와 동시에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CB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리픽싱 조항 변화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최초 증권발행 공시 당시 전환가액을 최초 전환가의 70% 수준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환가액 3397원 기준 하단은 약 2378원 수준이다.



◇‘70% 리픽싱’ 조항, 정정 공시 통해 삭제

리픽싱은 주가 하락 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전환가를 낮춰주는 장치다. 다만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코스닥 시장 메자닌 조달에선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조항으로 꼽힌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이후 정정 공시를 통해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실제 발행된 CB에는 리픽싱 조건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회사 측은 발행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전체 발행 물량의 최대 70%까지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향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경우 회사가 직접 CB를 회수해 희석 물량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회사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행 조건이 정해진 모습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픽싱이 삭제되며 하방 안전장치가 줄어든 반면, 회사 측은 가격 조정을 통한 희석 부담을 덜게 됐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회사 측의 콜옵션 때문에 유통 주식 수 증가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구조다.

상장 이후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주가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선 편이다. 올해와 지난해 2년 연속 일반주주 중심 차등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일반주주에게 주당 320원, 대주주에는 32원을 지급했고 올해 역시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며 중간배당 확대 방침도 제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픽싱을 통한 지분 희석 가능성을 줄였다는 점에서 회사 측에 유리한 구조”라며 “향후 콜옵션 행사까지 가능한 것을 보면 유동성 관리나 향후 주가 흐름에 자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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