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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

농협손보, 1년 반 사이 세 번째 자본성 증권

1000억 후순위채 추가 추진…1분기 반등에도 킥스비율 보강 지속

정태현 기자  2026-05-29 07:39:32

편집자주

보험사 자본관리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회계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의 변화 역시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익 창출능력만으로는 자본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 보험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의 선택은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이다. 보험사별 자본확충 활동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별 자본관리 전략의 방향성을 조망해본다.
NH농협손해보험이 다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 2024년 말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뒤 작년 3월 후순위채를 조달한 데 이어 1년 반 새 세 번째 자본성 조달이다. 올해 1분기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반등했지만 추가 확충 카드를 꺼내 들 만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발행까지 포함해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조달한 자본성 자금은 총 7500억원이다. 순이익과 보험계약마진(CSM)이 개선 흐름을 보이지만 외부 조달을 병행해야 하는 구조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단순한 수치 방어를 넘어 기본자본을 포함한 자본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다음 과제다.

◇짧아진 발행 간격, 재무건전성 보강 지속

농협손보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내외의 국내 공모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목적은 재무건전성 기준 충족이다. 발행물에는 5년 콜옵션이 붙는다. 표면금리와 만기, 청약일, 납입일, 대표 주관 회사는 향후 수요예측과 발행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농협손보가 자본성 조달을 하는 건 약 1년 2개월 만이다. 농협손보는 지난 2024년 12월 4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2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번 1000억원 발행까지 더하면 2024년 말 이후 추진한 자본 확충 규모는 7500억원에 이른다.

과거와 비교하면 조달 주기는 뚜렷하게 짧아졌다. 2024년 말 이전 농협손보의 직전 자본성 증권 발행은 지난 2021년 추진한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였다. 한동안 외부 자본 조달 수요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연 단위로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조달 주기가 짧아진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킥스비율 관리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농협손보는 2024년 말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과 할인율 현실화의 영향을 받아 자본적정성 지표가 흔들렸다. 장기보험에서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포트폴리오 특성상 제도 변화의 충격도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기존 자본 투입만으로 하락 압력을 단번에 해소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3월까지 6500억원을 조달했지만 동년 말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170.64%로 전년 동기 201.59%보다 30.95%포인트(p) 낮아졌다. 대규모 발행 이후에도 지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추가 완충력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이익 회복에도 남은 질적 자본 관리 과제

올해 들어서는 실적과 건전성 지표 모두 개선 조짐을 보였다. 농협손보의 올해 1분기 킥스비율은 179.69%로 지난해 말 170.64%보다 9.05%p 상승했다.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웃돌았지만 주요 손해보험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범위다.

수익성 회복도 자본 관리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농협손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6% 증가했다. CSM은 지난해 말 1조5949억원에서 1조6671억원으로 4.5% 늘었다. 지난해 산불 피해에 따른 기저효과와 신계약 확대가 함께 반영되면서 본업의 이익 기반이 개선됐다.

문제는 총자본 지표의 반등만으로 질적 부담까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은 130.97%였다. 기본자본비율은 53.66%로 향후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50%에 근접했다.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의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후순위채 중심의 추가 조달은 당장의 완충력을 높일 순 있지만 구조적 해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새로 발행할 후순위채는 향후 가용자본을 늘려 킥스비율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만 발행 규모가 기존 6500억원 조달액보다 작고 금리와 제도 변화에 따른 변동성도 남아 있어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결국 농협손보가 자본 관리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후순위채 발행과 함께 순이익 확대, CSM 축적, 기본자본 회복을 동시에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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