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변경으로 새롭게 태어난 상미당홀딩스가 새 CFO로 이인영 전 SSG닷컴 CEO를 영입했다. 상미당그룹은 신세계 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허영인 상미당홀딩스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연도 주목된다.
◇ 이인영 전 CEO 상미당홀딩스에서 CFO로, 신세계 출신 영입 기조
이인영 CFO는 이달 1일부터 상미당홀딩스 CFO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1969년생으로 성동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예일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지마켓과 신세계 그룹에서 오랫동안 재무 전문가로 일한 인물이다.
그는 2006년 지마켓에 입사해 재무실장, 재무부문장, 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CFO 역할을 했다. 지마켓이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2023년 SSG닷컴 CEO에 올랐다가 2024년 사임했다.
당시 SSG닷컴은 실적이 좋지 않았고 FI와 갈등도 있었다. 2023년 1조6784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2018년 물적분할 이후 첫 역성장이었고 영업손실 103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FI들이 SSG닷컴 지분 30%를 확보하고 있었는데 2023년까지 목표 총거래액·상장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하면 풋옵션을 행사한다고 한 바 있다. 풋옵션 행사 조건을 두고 FI와 신세계 측이 입장 차이를 보이며 대립한 바 있다. 일련의 대립 구조를 당시 이인영 CEO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양이 됐다.
이인영 CFO의 합류로 상미당그룹은 신세계그룹 출신 주요 인사들을 중용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임병선 전 SPC 대표이사는 신세계 백화점부문 부사장,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신세계 경영전략실 부사장 등을 거친 신세계 그룹의 핵심 인물이었다.
이 밖에 전희경 SPC삼립 상무는 신세계브랜드디자인팀 팀장 출신이며, 안수형 SPC삼립 상무 역시 신세계푸드에서 몸담던 인물이다.
양 그룹 오너 간 사적 인연도 주목된다. 허영인 상미당홀딩스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참석했다. 국내 재계에서 당시 취임식에 참석했던 총수는 이 밖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 흑자 복귀가 최우선 과제, 부채 비율도 위험 수준
이인영 CFO는 상미당홀딩스의 실적 반등과 재무개선이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현재 상미당홀딩스는 실적이 고꾸라짐과 동시에 높은 부채비율이라는 불안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상미당홀딩스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5조569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이 305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64.8% 급감했다. 여기에 금융비용으로만 532억원이 나가는 등, 순이익에서는 오히려 286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2020년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적자의 늪으로 빠지게 된 것이다.
높은 금융비융은 높은 부채에서 비롯됐다. 2025년 말 기준 상미당홀딩스의 부채비율은 204.4%로 현재 재무상태는 위험 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자산 3조6588억원 가운데 부채는 2조4568억원으로 약 67%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차입금 가운데 만기 구조도 불안요소다. 총차입금 1조4442억원 가운데 단기차입금만 9486억원에 달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2238억원에서 그쳐 순차입금은 1조22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 역시 2022년 2600억원대에서 2023년 3700억원대로 뛴 뒤 규모가 줄지 않고 있다. 2025년말 기준 매출채권은 3455억원을 기록했다. 재고자산 역시 3922억원 쌓여 있는 상태다.
그 결과 회사 내부에 현금도 순탄히 돌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상미당홀딩스의 잉여현금흐름은 -486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재고자산 증가(728억원), 퇴직급여충당부채 증가(1055억원) 등이 현금흐름을 짓눌렀다. 실적 부진 와중에 추가 유형자산 취득(2065억원)이 이뤄진 점도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줬다.
이인영 CFO는 실적부진에 빠진 상미당홀딩스가 사명까지 변경하며 쇄신을 기하는 시점에 새 재무총괄로 온 만큼 그의 책임이 막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