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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전선, 첫 무상증자 '유동성 확대·주주가치 제고 방점'

최대주주 지분율 높였던 지난해와 다른 행보, 기대감에 상한가 직행

유나겸 기자  2026-06-18 08:42:40
가온전선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무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주주인 LS전선의 지분율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유통주식 수 확대를 통한 상장사 가치 제고에 나섰다.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보다 시장 유동성 확대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가온전선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무상증자를 단순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을 넘어선 결정으로 보고 있다. 과거 LS전선의 지분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가온전선을 전선 사업 성장성을 반영하는 핵심 상장사로 활용하겠다는 LS그룹의 의중이 담겼다는 평가다.

◇최대주주 지분율 81.6%, 유동성 부족 지적…핵심 상장사 역할 강화

17일 가온전선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7월 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 23일이다. 신주 배정 비율은 보통주 1주당 0.8주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1654만3115주에서 2977만7607주로 늘어난다. 무상증자 재원은 자본잉여금인 주식발행초과금 661억7246만원이다.

다음달 1일 기준 가온전선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0.8주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번 무상증자는 가온전선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가온전선은 무상증자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과 지배구조 변화를 꾀해왔다.

무상증자는 새 현금이 유입되는 유상증자와 달리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 주식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기업의 실질 자본 총액은 변하지 않지만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 활성화와 투자자 접근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가온전선의 자본정책은 최대주주인 LS전선의 지분율 확대와 맞물려 있었다. LS전선은 지난해 가온전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높였다. 여기에 700억원 한도 내에서 가온전선 주식 약 142만주를 장내 매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계획대로 매수가 이뤄졌다면 LS전선의 지분율은 90.21%까지 높아질 수 있었다.

다만 해당 장내 매수 계획은 철회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가온전선 주가가 매입 예정가보다 30% 이상 상승하면서 철회 요건이 충족됐다는 것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시 LS전선이 자회사 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 참여 등을 앞두고 자금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석했다. 올 1분기 기준 LS전선의 가온전선 지분율은 81.62%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무상증자는 지난해와는 결이 다르다. 당시에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확대가 부각됐다. 실제 LS전선의 지분율이 80%를 넘어서면서 시장 유통물량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반면 이번에는 상장사로서의 유동성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과거 시장 일각에서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가온전선을 상장사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신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LS그룹 내 대표 전선 기업인 LS전선은 비상장사다. 반면 가온전선은 그룹 전선 계열사 가운데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상장사다. 최근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로 전선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가온전선의 유동성 확대는 이러한 성장성을 시장에 반영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실적·북미사업 모두 호조…달라진 가온전선 위상

가온전선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저압 케이블 중심의 계열사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전력망 투자 확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흐름과 맞물려 성장성이 재평가되고 있다.

실적도 개선세다. 가온전선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636억원, 영업이익 2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 27.2% 증가한 수치로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북미 사업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가온전선은 미국 자회사 LSCUS를 통해 약 760억원을 투입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타보로 공장에 신규 생산라인 2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와 현지 생산법인 성장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가온전선 주가는 지난해 10월 2일 5만3700원에서 올해 5월 13일 장중 63만5000원까지 올랐다. 약 1082.3% 상승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무상증자가 단순한 주식 수 확대를 넘어 유통주식 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하고 투자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동시에 가온전선을 LS그룹 전선 사업의 성장성을 반영하는 핵심 상장사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무상증자 발표 직후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가온전선 주가는 발표 전인 12일 26만2500원에서 발표 당일인 17일 34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가격제한폭(29.90%)까지 상승했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이번 무상증자는 회사의 성장 성과를 주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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