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깨끗한나라가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재무 방어에 나섰다. 최근 신용등급이 BBB-까지 하향 조정된 가운데 일반 차입보다 자본 성격이 강한 조달 수단을 선택하며 재무안정성 관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조달은 신용평가사가 추가 자본조달 여부를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제시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적자 지속과 대규모 설비투자로 차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영구성 자본을 활용해 재무 체력을 보강하려는 전략이 보다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BBB-' 조정 한달 만에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가 전일(13일) 1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깨끗한나라는 조달 자금은 전액 차환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만기는 2056년 7월 13일로 30년이며 표면금리는 연 5.9%로 설정했다. 후순위 조건에 발행사의 콜옵션을 부여했고 iM증권이 발행을 주관했다.
이번 조달은 지난달 신용등급 강등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깨끗한나라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신용등급(ICR)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는 A3에서 A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등급 하향의 배경으로는 영업적자 확대와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가 꼽혔다. 한기평은 깨끗한나라가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일부 차입금을 상환했음에도 대규모 적자와 시설투자 자금의 차입 조달이 이어지면서 레버리지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신용등급 강등은 조달 여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BBB-는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가적인 재무지표 악화가 이어질 경우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향후 신용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함께 추가 자본 조달 여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깨끗한나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이러한 재무 환경 속에서 자본성 조달 기조를 다시금 명확히 했단 해석이 나온다.
출처: 깨끗한나라, 한국기업평가
◇적자·투자 부담 여전…재무체력 회복 '과제'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082억원, 영업손실 226억원, 순손실 475억원을 기록했다. 백판지를 담당하는 PS(Paper Solution) 부문의 판매 부진과 가격 경쟁 심화가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재무 부담도 적지는 않다. 청주공장 폐합성소각로 신설에 총 650억원을 투입하면서 시설투자가 이어졌고 부족한 자금은 차입으로 충당했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3477억원, 부채비율은 273.4%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말에도 총차입금은 3320억원, 부채비율은 280.5%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폐합성소각로 투자가 올해 마무리되면 설비투자 부담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영업현금만으로 차입금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추가 자본조달과 투자 부담 통제, 재무구조 개선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자본 성격이 강해 신용도와 재무지표 관리에 유리한 조달 수단"이라며 "BBB-까지 등급이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차입보다 자본성 조달을 선택한 것은 재무안정성 방어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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