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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글로벌 현지화 점검

성장 무게중심, 진출에서 정착으로

①손익 기반 갖추자 다음 단계로 확장…라이선스, 상품, 지배구조 고도화 뚜렷

정태현 기자  2026-09-18 09:46:10

편집자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해외사업이 단순히 진출하는 단계를 넘어 고도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일부 해외법인은 손익 기반과 영업 경험을 확보한 뒤 라이선스와 상품, 고객군을 넓히며 다음 성장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소비자금융에서 기업금융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은행으로 업태를 전환하는 등 현지화 방식도 다양해졌다. 주요 해외법인의 사업 구조와 경영 전략을 점검해 여전사들이 각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뿌리내리는지 살펴본다.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글로벌 사업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법인을 세우고 자산을 키우는 데 집중했던 초기 단계를 지나 기존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고도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일부 해외법인은 손익과 영업 경험을 축적한 뒤 업무 범위와 고객군을 넓히며 다음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현지화 방식도 보다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소비자금융에서 기업금융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소액금융회사(MFO)에서 은행으로 업태를 전환해 수신과 기업금융까지 사업 반경을 넓히는 시도도 이어진다. 앞으로는 진출 국가 수를 늘리는 것보다 각 시장에서 현지 고객과 상품, 조달과 운영 기반을 갖춘 사업 모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느냐가 주요 과제다.

◇흑자·영업 경험 쌓은 법인, 사업 외연 넓히기 본격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지난달 소비자금융회사에서 종합금융회사로 전환 승인을 받으며 사업 영역을 한 단계 넓혔다. 기존 개인대출과 신용카드 사업에 더해 기업대출과 리스를 영위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다. 이에 맞춰 고객과 상품 범위를 동시에 넓혔다.


해외법인들이 초기 영업 기반을 다지고 일정 수준의 수익성과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는 지난 2024년 순이익 1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2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기존 사업에서 손익 기반을 확보한 뒤 새로운 상품과 고객군을 더하는 다음 성장 단계에 진입한 셈이다.

BNK캐피탈 카자흐스탄 법인은 기존 여신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의 틀 자체를 바꿨다. 소액금융회사(MFO)로 축적한 고객과 여신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은행으로 전환했다. 예금 수신과 기업금융, 결제·송금까지 업무를 확장했다. 개인대출 중심에서 조달과 운용을 함께 갖춘 금융회사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짠 모습이다.

BNK캐피탈 키르기스스탄 법인은 현재 사업에서 수익성을 먼저 확인한 뒤 상품과 라이선스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법인은 순이익을 2024년 3억5600만원에서 지난해 8억8200만원으로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5억8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법인대출과 리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상위 라이선스인 마이크로파이낸스회사(MFC) 전환 여부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해외법인의 성장 전략이 단순 거점 확보에서 현지 사업을 안정화한 뒤 영역을 넓히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영업에서 손익과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뒤 업태를 전환하거나 상품과 고객군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손익과 영업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법인을 중심으로 이를 토대로 현지에서 장기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별 해법 다각화…맞춤형 수익 모델 구축 방점

사업 외연을 넓힌 법인들은 현지 고객과 상품을 확대하며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 진출 과정에서 활용했던 한국계 고객이나 특정 상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로컬 고객과 상품, 영업망을 넓혀야 지속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롯데파이낸스도 기업금융을 한국계 기업부터 시작하지만 심사 경험을 축적한 뒤 현지 기업으로 고객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품 포트폴리오를 현지 수요에 맞게 넓히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롯데파이낸스는 기존 자동차·의료 장비 금융을 리스로 연결한 뒤 사업성을 확인해 취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BNK캐피탈 키르기스스탄 법인 역시 기존 개인 여신에서 법인금융과 리스로 범위를 넓히면서 한쪽 상품에 치우치지 않는 수익 기반을 만들고 있다.

현지 고객 접점과 영업 조직을 얼마나 깊게 확보했는지도 정착 수준을 가르는 기준이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이미 진출한 시장에서 고객과 상품,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기존 법인의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라이선스 전환뿐 아니라 현지 파트너와의 제휴, 영업망 확대, 상품 다변화를 통해 로컬 영업 기반을 키우는 것도 현지화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법인의 정착 수준은 현지 시장에서 다음 성장동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동일한 여신전문금융사라도 고객군과 상품, 라이선스를 현지 사업 여건에 맞춰 확장하면서 초기 진출 모델을 장기적인 수익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거점이나 자산 규모 확대를 넘어 이미 확보한 시장에서 사업의 깊이를 더하는 움직임이 여신전문금융사 글로벌 사업의 다음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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