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들이 M&A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 실적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밸류업 전략, 더 나아가 운용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PE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PMI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키맨과 조직을 찾아보고 핵심 모멘텀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한국시장에서 남다른 안목을 과시해왔다. 약 8년 전에는 오비(OB)맥주 매각으로, 3년 전에는 KCFT(LS엠트론 동박·박막사업부) 투자금 회수로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현재 KKR이 한국에서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중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엘에스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LSAT)가 꼽힌다.
KKR이 인수한 이래 LSAT를 지속적으로 이끄는 이철우 사장(사진)은 지금의 성과를 이루기까지 숱한 난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양시 본사에서 만난 그는 거시적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발 빠른 해외 사업장 투자와 재편 등을 통해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 강화도 차질 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우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 사장
◇사드 사태·코로나19 잇단 악재 '극복', 템포 빠른 글로벌 확장 '주효'
LSAT는 옛 대성전기공업이다. LS그룹은 2008년 대성전기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그 후 2017년 7월 KKR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투자를 받았다. 이 사장은 KKR이 LSAT에 투자한 뒤에도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그는 LS그룹의 대성전기 인수 작업에서 실무를 도맡았다. 2008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0년 넘게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 사장을 중용하는 것은 매끄러운 인수 후 통합(PMI)의 일환이었다. KKR은 투자 초기부터 LSAT를 글로벌 톱티어(Top-tier) 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사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 집행 과정에서도 솜씨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 사장은 KKR 투자 직후 예상하기 어려웠던 외생 변수 탓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LSAT에 타격을 입힌 변수는 2016년 발생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였다. 당시 LSAT의 해외 생산 거점은 중국에 편중돼있던 탓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KKR이 인수한 뒤 중국에서 사드 문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당시 현대차그룹이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뿐 아니라 로컬 완성차들이 이원화 전략을 펼쳐 로컬 부품사들과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 사태는 LSAT의 성장 의지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LSAT의 기민한 대응력에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됐다. KKR의 지원 속에 다른 글로벌 지역에 생산기지를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방안을 빠른 템포로 추진했다. 실제 2019년 4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을 설립했고 같은해 11월 인도 첸나이 공장을 증설했다.
2020년 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어닥치며 글로벌 자동차시장 업황이 얼어붙었다. 또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잇단 악재가 불거졌지만 글로벌 생산거점 다변화를 지속 추진했다. 덕분에 LSAT는 충격을 상쇄할 수 있었고 오히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사장은 "KKR이 인수한 뒤 4년간 총 4400억원을 투자했다"며 "어려운 시국에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회속 속도도 빨랐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법인은 올해, 멕시코법인은 내년 1000억대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LSAT는 북미지역에서 수주 활동에 나선 지 2년 만에 북미 톱3 OEM을 대상으로 수주를 완료했다. 현지에서 입지를 비약적으로 넓히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를 대상으로 한 수주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현지 완성차인 타타, 마힌드라 외에 글로벌 업체를 대상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R&D 투자 지속' 탄탄해진 사업 포트폴리오, 현금흐름 창출 가시화
각종 외부 변수로 인한 위기가 닥치는 동안 이 사장은 곳간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LSAT를 향후 글로벌 톱티어 업체로 키우기 위해서는 R&D 투자를 이어가야 했고 연구원을 비롯한 임직원도 충원해야 했기에 관리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전사적인 원가절감, 효율화 추진 등으로 극복했다.
이 사장은 "KKR이 투자한 이후로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품질전문가 등을 비롯해 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며 "매출의 3~4%에 해당하는 금액을 R&D 비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본 관리에도 중점을 뒀고 현재 현금창출 주기가 약 30일대로 전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LSAT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급격히 옮겨가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전기차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전력 변환 제품군인 컨버터, 인버터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에 적용이 가능한 신기술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기술 제품 중 하나가 지문인식모듈이다. 자동차 사용자의 지문을 등록하면 이를 인식해 시동을 걸고 맞춤형 시트, 운전대 위치 조절, 개인정보, 카페이먼트(Car-payment) 인증 등 다양한 기능 제공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 사장은 "지금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들의 전기차를 보면 굉장히 럭셔리하게 잘 만들고 있다"며 "기존의 스위치 등 물리적 장치들이 터치식으로 바뀌는 등 고급화되고 있어 LSAT의 휴먼머신 인터페이스(HMI) 사업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SAT는 변화의 방향이 옳다는 점을 수주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2018년 전체 수주에서 이모빌리티와 센서(E-Mobility·Sensor)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였다. 작년에는 36%로 올랐으며 올 상반기에는 약 50%를 넘어섰다. 전기차 수주 비중은 2018년 3%에서 작년 30%대로 상승했다.
이 사장은 "내년부터는 투자로 인한 매출 증가가 본격화되면서 안정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창출될 것"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 프로필
△1977년 부산상업고등학교 졸업
△1984년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졸업
△1983년12월 LG전선 경리과 입사
△1995년 LG전선 동남아지사(태국) 차장
△1998년 LG전선 구매지원실 부장
△1999년 LG전선 기획재무실 부장
△2002년 LG전선 안양공장 재무지원실장
△2003년 1월~2005년 3월 LG전선 경영혁신부문장(상무) 겸 CIO
△2005년 3월~2007년 12월 LS전선 지원본부장 겸 CFO 상무
△2007년 12월~ LS전선 지원본부장 겸 CFO 전무
△2008년 11월~2016년 10월 대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2016년 11월~현재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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