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이사회 모니터

김영기 CFO, 크림 사내이사로…IPO 속도 내나

IB 출신 재무전문가로서 이사회 진입…C2C사업 성장성 부각, 해외 증시 입성 탄력 받나

이지혜 기자  2023-07-12 17:31:18
김영기 크림(KREAM)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제트와 크림의 CFO로 영입된 그는 이번에 크림의 사내이사에 올랐다. 김 CFO가 크림 IPO(기업공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크림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시아 크로스보더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외 C2C기업을 인수하며 빠르게 덩치를 불린 결과 현재 기업가치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영기 포함 사내이사 3인 체제로…IPO 힘 싣나

12일 크림에 따르면 김창욱 대표이사와 김민국 사업 리더, 김영기 CFO 등 3명으로 사내이사가 변경됐다. 2022년 8월 취임한 김소영 전 사내이사는 3월자로 크림에서 물러나 스노우의 재무리더를 맡았다.

IB경력이 풍부한 김 CFO가 네이버제트가 아닌 크림의 사내이사에 등재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CFO가 네이버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JP모간 IB부문 대표였던 김 대표는 2022년 12월 크림과 네이버제트의 CFO로 자리를 옮기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크림 임원 변동 공시

김 CFO는 1973년 10월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MBA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리먼브라더스 홍콩법인과 노무라 인터내셔널 홍콩, JP모간 IB부문 대표 등을 지냈다. 2004년부터 IB 업무를 맡은 만큼 글로벌 IB 인맥이 상당히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IB 경력이 오랜 그가 사내이사에 오른 것은 크림의 IPO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림은 지난해 11월 1700억원, 올 3월 500억원 등 총 2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하면서 IPO를 앞둔 것으로 파악된다. 크림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한 곳은 알토스벤처스와 미래에셋캐피탈 등이다.

시리즈C 투자 유치는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1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기업을 눈앞에 둬서다. 유니콘기업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가리킨다.

불과 2년 새 기업가치가 10배 가까이 뛰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1년 3월 크림이 시리즈A 투자를 진행할 때까지만 해도 상환전환우선주의 신주발행가액은 54만4500원으로 기업가치는 900억원 정도였다. 그로부터 6개월 만인 2021년 10월 시리즈B를 투자할 때 크림의 기업가치는 네 배가 넘게 뛰어 4000억원이 넘었다.

◇'유니콘기업' 눈앞에 둔 크림, C2C로 성장성 '부각'

네이버가 C2C사업을 글로벌 진출의 역점사업으로 점찍고 크림을 육성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크림은 당초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 아래 글로벌 C2C기업을 빠른 속도로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크림은 투자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태국 1위 중고거래 플랫폼 사솜을 운영하는 사솜컴퍼니 지분을 취득한 데 이어 국내 최대 스니커즈커뮤니티 나매인을 운영하는 나매인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가전제품 중고거래 플랫폼인 키스타테크톨로지, 국내의 명품거래 플랫폼 운영 기업인 시크먼트, 중고차 통합인증 검수 판매 플랫폼 체카 지분을 인수했다.

크림이 네이버의 C2C 전초기지로 부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네이버가 올 초 인수한 미국 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와 사업적 시너지가 더해지면 크림은 아시아를 넘어서 글로벌 1위 C2C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제트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의 관심이 인공지능(AI)으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메타버스 등에 대한 관심은 다소 식었다”며 “반면 C2C는 네이버가 대규모 인수합병(M&A)로 시장을 개척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는 만큼 IPO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림이 IPO를 진행할 경우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는 그동안 계열사 IPO를 타진할 때 해외 증시를 모색해왔다. 네이버는 국내에 상장됐지만 관계사 라인(LINE)는 일본과 미국에서 동시상장됐고 네이버웹툰도 미국에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미국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