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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시기' 맞은 SK지오센트릭, 관건은 유동성

현금 비축량 늘리고 차입 만기 장기화, 유동비율 114.6%→139.5%

김위수 기자  2023-11-23 15:36:30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SK지오센트릭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이 투입된 해는 2013년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사업이 분할돼 2011년 출범한 SK지오센트릭(당시 SK종합화학)은 당시 석유화학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2012~2014년 3년간 SK지오센트릭이 CAPEX로 집행한 금액은 총 1조4439억원이다.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지출한 전체 CAPEX 중 44.5%를 차지한다.

이후 잦아든 SK지오센트릭의 투자행보가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000억원대를 유지해오던 SK지오센트릭의 CAPEX는 2020년에 접어들며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에만 4000억원여를 CAEPX로 집행했다. 여기에 더해 총 투자금 1조8000억원 규모의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첨단 재활용 클러스터) 착공이 최근 시작했다.

SK지오센트릭은 출범 이후 두 번째 대규모 투자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SK지오센트릭은 현금을 최대한 비축하고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며 유동성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비축량 크게 늘린 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이 자유롭게 가용한 별도법인 기준 현금 보유량은 지난해 상반기 말 1481억까지 떨어졌다가 연말들어 4120억원으로 금액이 늘었다. 올들어서는 현금보유량을 6000~7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현재 SK지오센트릭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398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을 최대한 쌓으며 현금잔고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올 1~3분기 SK지오센트릭 별도 기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727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재고자산·매입채무 등 운전자본투자를 조정해 712억원의 현금흐름을 추가로 만들어냈다. 실질적인 현금창출력 지표로 살펴볼 수 있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3439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흐름은 최대한 확대한 가운데 CAPEX 등은 최소화하며 지출을 줄인 점이 눈에 띈다. 올 1~3분기 SK지오센트릭의 CAPEX는 102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SK지오센트릭이 집행한 CAPEX(2297억원)보다 금액을 55.3% 줄이며 나가는 돈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2020년부터 배당을 집행하지 않은 점도 SK지오센트릭의 현금비축을 도운 요인이 됐다.

사채 발행과 같은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추가로 확대하기도 했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 2987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고, 이중 2300억원을 만기가 다가오는 사채를 상환하는데 썼다. 580억원여의 추가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SK지오센트릭이 올해 3개 분기 동안 추가적으로 확보한 현금은 3263억원으로 나타났다.

◇차입구조 장기화로 유동성 부담 낮춰

올들어 현금정책과 더불어 SK지오센트릭의 재무전략이 지난해와 달라진 지점은 차입금 관리 부분이다. SK지오센트릭은 회사채 발행이 가장 큰 외부조달처다. 올해 역시 차입금 계정에서 사채에서 조달한 금액이 1조396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달라진 점은 사채 이외의 차입이다. 지난해에는 필요한 금의 일부를 단기차입을 통해 충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해도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규모가 5000억원에 달했다. SK지오센트릭은 단기차입금을 상환해나가며 같은해 연말까지 규모를 '0'으로 축소했다. 올들어서는 단기차입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장기차입금의 규모가 늘어났다. 연중에는 1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장기차입금이 지난해 연말 기준 474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올 3분기 기준 SK지오센트릭의 장기차입금은 4744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차입의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며 유동성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다.

올초 발행한 회사채 역시 만기일을 미뤄놓은 모습이다. SK지오센트릭이 발행한 회사채 총 3000억원 중 700억원은 2025년, 1900억원은 2026년, 400억원은 2028년까지 갚아야 한다. 이같은 작업으로 올 3분기 SK지오센트릭의 유동비율은 139.5%로 전년 같은시점 대비 21.8%포인트(%) 늘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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