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스코넥 주가가 변동성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불과 5개월 전만 하더라도 역사상 최저점 수준으로 떨어지는 듯 했던 주가가 3개월 만에 2배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죠. 최근엔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어 고점 대비 40% 가량 빠진 상태입니다.
이처럼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이유는 스코넥이 주력으로 삼고있는 XR 및 VR 콘텐츠 사업이 아직까지는 테마에 의해 성장 기대감이 좌지우지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중장기적인 성장이 확실시되는 산업이긴 하지만 아직 충분히 개화하지는 않은 시장입니다.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인 메타나 삼성전자 같은 빅네임이 관련 움직임을 보여야 주가도 반응하는 양상을 띄죠.
2022년 코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기대감은 상당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기였죠. 비대면 트렌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XR 및 VR 콘텐츠가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시대가 바로 눈앞에 와 있는 듯 했습니다. 자연스레 주가도 고공행진이었죠. 당시 스코넥 시가총액은 3000억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최근엔 당시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주가입니다. 중간 중간 등락을 반복하긴 했지만 장기관점에서 보면 상장 후 2년여 동안 줄곧 우하향 곡선을 그렸죠. XR 콘텐츠 산업을 재조명하는 호재 이슈가 생길 때마다 반등은 일어나지만 이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이익 창출력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면서 호재 이슈를 맞았을 때의 상승 모멘텀보단 수급 이탈 국면에서의 데미지를 더 크게 받는 모습도 보입니다.
스코넥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 주목받기 시작한 곳입니다. 2002년 설립 당시 아케이드 및 콘솔 게임 개발사를 표방했으나 2012년 이후 VR 콘텐츠 개발사로 방향을 튼 게 제대로 먹혔죠. 2010년대 후반 ‘가상현실’ 테마가 확산되면서 스코넥의 VR 콘텐츠 개발 역량이 본격 조명되기 시작한 셈입니다. 2018년 전후로 VC들의 지분 투자도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가상현실 테마는 2020년대 ‘메타버스’ 붐으로 이어지면서 폭발력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 실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하는 시각 콘텐츠 제공 업체 발굴 작업이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진 시기였죠.
붐은 팬데믹 국면이 끝나면서 같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오프라인 기반 산업에 대한 ‘리오프닝’ 국면이 시작되면서 XR은 유행 지난 산업으로 치부되기도 했죠. 실제로 이 시기 주가는 역사상 최저점인 60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산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는 지난해 연말로 접어들면서 다시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폭발적인 성장성을 구현하진 못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결국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는 데에 시장 전반적인 컨센서스가 형성된 셈이죠. 주가도 다시 반등세로 접어들었습니다.
XR 및 VR 시장의 대표주자격인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말 마크 저커버그의 방한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관련 업체들 주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죠. 이 시기 스코넥 주가도 단 며칠만에 20~30%대 상승했습니다. 특히 스코넥 주가는 ‘메타 민감도’가 높은 편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메타와 관련된 호재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는 큰 반사이익을 보죠.
출시 예정 신작 '스트라이크 러시' 이미지 [자료=삼성증권]
사업 구조상으로도 메타 의존도가 높습니다. 글로벌 최대 규모로 꼽히는 메타의 VR 플랫폼이 스코넥에겐 첫 번째 타깃 시장이죠. 이 플랫폼에서의 성공 여부에 스코넥의 중장기 성장성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최근 출시했거나 개발 중인 신작 대부분이 메타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저커버그 효과’가 오래가진 못했다는 것입니다. 1만1000원대를 수복했던 주가는 최근 2주 사이 다시 7000원대로 빠졌습니다. 메타 플랫폼향 MR게임 콘텐츠 개발 계약 소식이 공시로 나왔지만 이내 잊혀진 듯한 모습입니다. 결국엔 시장 개화를 통한 본격적인 외형 성장 국면 도래와 본업을 통한 흑자 전환이 이뤄져야 중장기 우상향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Market View
시장은 아직 XR 시장 및 스코넥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할애하진 않고 있는 듯 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아예 무관심인 것은 아닙니다. 수개월에 한번씩 꾸준히 분석 보고서는 나오고 있죠.
가장 최근엔 삼성증권이 보고서를 냈습니다. 초점은 단연 메타향 신작 출시 이슈와 애플의 XR 기기 ‘비전프로’ 출시 등에 따른 글로벌 시장 개화 가능성에 맞춰졌죠. 결론은 또 다시 ‘아직은 시장 개화를 기다려야할 때’ 정도로 귀결됩니다.
아직 올해 이후 실적 전망치를 같이 기재한 보고서는 없습니다. 유의미한 규모의 글로벌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보는 셈이죠. 섣부른 성장 전망을 자제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시장 개화가 이뤄질 경우 그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수 있는 대표 종목 중 하나라는 점에도 의심의 여지는 없는 듯합니다.
◇Keyman & Comments
스코넥 재무 부문의 키맨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강식 상무입니다.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상장 전 스코넥에 합류해 기업공개(IPO) 작업과 상장 후 재무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죠.
회계사 출신으로 딜로이트(Deloitte) 안진 회계법인과 주요 IB 부문을 두루 경험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 IPO팀 과장과 교보증권 IB 1부 부서장 등을 거치며 자본 시장에 관한 전문성을 쌓아왔죠.
박 상무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그는 “XR은 콘텐츠 산업의 큰 흐름 상 결국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는 확신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최근의 주가 부진은 회사 자체에 대한 평가도 있겠지만 유통 시장으로 흘러온 대규모 구주 물량이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불가피하게 수반된 측면도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상장 전 투자를 단행했던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 물량이 최근 시장에 나왔는데 이 매도물량이 유통시장에서 소화되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아울러 구주 주주의 블록딜 매각 이슈 자체가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해석되면서 개인 주주들과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박 상무의 관심사 역시 글로벌 시장 개화 시기와 대형 플레이어들의 향후 행보에 맞춰져있는 듯 했습니다. 그는 “메타와 애플도 있지만 최근 XR 디바이스 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도 주목해봐야한다”면서 “이런식으로 차차 시장이 개화한다는 시그널이다. 스코넥은 메타 뿐만 안라 삼성전자와도 과거에 VR 콘텐츠 영역에서 협업한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적에 대해선 신중론을 유지했습니다. 박 상무는 “올해 의미있는 신작들이 출시되는 만큼 저희 기대대로만 결과가 나온다면 올해 중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주가 측면에서도 FI들의 대량 매물이 이미 시장에서 소화가 끝난 만큼 추가 하락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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