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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제약 창업주, 연이은 지분 매도…지배력 약화 가속

김수지 명예회장 6만주 장내매도…장남 김은석 대표 지분율 미미

정새임 기자  2024-06-03 08:37:21
대화제약 공동 창업자이자 현 최대주주인 김수지 명예회장이 1년간 6만여주를 처분했다. 10%에 달했던 그의 지분은 9.6%로 하락했다.

장남 경영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부친이 장내 매도를 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은석 대표는 개별적으로 지분을 매집해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지만 부친에 비하면 지분 확대 속도가 더디다. 결론적으로 현 최대주주가 자발적으로 지배력을 끌어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분 늘리던 창업주의 매도 릴레이…1년간 6만여주 처분

김수지 명예회장이 대화제약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한지 약 1년. 지난해 5월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총 6만2808주를 매도했다. 1년 전 9.94%에 달했던 김수지 회장의 지분율은 이어진 매도로 9.6%까지 떨어졌다.

특히 그의 지분 매도 움직임은 올해 들어 더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과 10월 매도가 있었다면 올해는 2월부터 매달 매도가 이뤄졌다. 2월부터 5월까지 매도한 지분은 3만7800주에 달한다.


김수지 명예회장의 지분 매각·매입 행보가 눈에 띄기 시작한건 2019년이다. 당시 9.57%에 달하는 174만4700주를 들고있었던 그는 2019년 7~8월에 걸쳐 5300주를 매입했다. 그로부터 약 3년간 꾸준히 지분 모으기에 나섰다. 2020년 초 176만2000주였던 그의 지분은 2021년 말 184만50주로 오른다.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2022년에도 네 차례에 걸친 지분 매입이 있었다. 2022년 10월을 기점으로 184만9600주를 확보했다. 전체 지분의 9.94%에 해당하는 양이다.

당시 김수지 명예회장이 지분을 대량 매입했던 건 전환사채 등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한 경영권 방어 차원으로 해석됐다. 2020년 대화제약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자금조달 한도를 25배 늘렸다. 이미 200억원의 CB를 발행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조달 문을 열어둔 것이다.

자금조달 과정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 리스크를 우려해 지분 매입에 나섰다. 물론 김수지 명예회장의 개인 지분에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약 28% 정도로 적대적 M&A 리스크가 높진 않다. 하지만 자본희석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2020년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가 임기 중 적대적 M&A로 인해 실직하거나 대표이사직과 이사직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퇴직금 이외에 퇴직 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 각 100억원을 퇴직 후 7일 이내에 지급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황금 낙하산' 규정을 정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장남 지분확대 지지부진…최대주주 지분 감소세

적대적 M&A 리스크를 해소한 뒤 남은 과제는 2세에게 지분을 승계하는 일이다. 공동 창업자들의 나이가 80세에 이르러 승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4명의 공동 경영인 중 공식적으로 경영 승계를 받고 있는 쪽은 김수지 명예회장의 장남 김은석 대표 뿐이다. 올해 김은석 대표는 홀로 대화제약 수장으로 경영 전면에 서기도 했다.

김은석 대표에 힘을 싣는 상황에서 부친인 김수지 명예회장이 지분 증여 등의 방식이 아닌 장내매도를 택한 점은 이례적이다. 현재 장남의 지배력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김은석 대표의 현재 지분율은 1.05%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최근 몇년간 꾸준히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려온 결과다.

장남의 지분율 확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김수지 명예회장의 잇단 지분 매도로 최대주주가 달라질 가능성도 커졌다. 김수지 명예회장의 현 지분율은 공동 경영인 중 한 명인 고준진 명예회장 지분율(9.17%)과 0.5%p 격차로 줄었다.

물론 고준신 명예회장은 김수지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우호지분은 변동이 없다. 다만 불안정한 구도가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 매도에 대해서는 이유나 목적을 알지 못한다"며 "매도가 이어질 경우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있지만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는 우호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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