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소부장 바이오텍 엑셀세라퓨틱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대규모 물량 출회(오버행) 이슈에 직면했다. 상장 직전 시장은 엑셀세라퓨틱스의 3세대 배지 기술력과 세포유전자치료제(CGT)에 집중했지만 상장 직후엔 먼 미래보다 당장 쏟아지는 매물에 더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상장 과정에서 오버행 이슈를 두고 투자자와 꾸준히 소통해 왔다. 그러나 보호예수(락업) 물량이 절대적으로 적었던 부분을 소통만으로 넘기기 쉽지 않았다. 환매청구권을 안고 있는 주관사의 부담이 가중하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차세대 배지'로 공모가 밴드 상단→오버행 리스크 현실화
엑셀세라퓨틱스가 상장한 15일 주가는 공모가 1만원 대비 16.70% 내린 83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 개시 직후 주가가 29%나 뛰면서 데뷔전을 순항하는 듯 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로 전환했고 결국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후 나온 별도의 호재나 악재성 공시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상장 하루만에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 이슈가 나타난 게 투심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엑셀세라퓨틱스는 공모 단계에서 공모가 밴드(6200원~7700원) 상단을 크게 넘어서는 1만원을 책정했다. 당초 목표보다 더 많은 자금도 확보하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상장 직후 이 기대감이 오버행을 앞둔 현실을 이기진 못했다.
엑셀세라퓨틱스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 1083만212주의 절반에 육박한다. 상장 첫날 거래량은 2013만6440주였다. 하루 사이에 상장주식수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이 시장에서 회전했다.
상장 새내기주인만큼 200%에 육박하는 회전율만으로 거래가 과열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상장 첫날 오버행에 대한 우려는 개인투자자들 중심의 뇌동매매를 이끌기에 충분한 이슈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매동향을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상장 당일 기관투자가들은 56만여주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약 3만3000여주를 보유한 외국인투자가는 별다른 거래 움직임이 없었다.
◇FI 2대주주도 락업 '3개월 뿐', 풋백옵션 트리거까지 도달
주목할 점은 창업주 이의일 대표를 제외한 주요주주의 매물이 머지 않아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다. 상장 직후엔 발행주식 물량의 절반 수준인 512만3855주가 상장 직후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했지만 3개월 뒤엔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의 70%를 넘어선다.
이 대표 외 주요주주가 모두 기관투자가인데다 이들의 락업 기간은 단 3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RE-UP펀드가 5.58%, 에이피알제이디바이오소재신기술조합제1호가 4.48%를 보유해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주주 명단에 있는 물량 모두가 벤처캐피탈 및 재무적투자자(FI)의 간접투자에 따른 펀드 보유 분이다. 펀드 운용 전략 변경이나 결성 기한 만료 등에 따라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이다. 당분간 또 다른 물량 출회에 따른 시세 하락 우려가 기업가치를 누른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엑셀세라퓨틱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엑셀세라퓨틱스가 풋백옵션 즉 환매청구권을 작동시키는 마지노선인 9000원을 밑도는 몸값으로 장을 마친 점이 눈길을 끈다. 풋백옵션은 상장 후 6개월 뒤 기업 시가총액이 공모가의 90%를 하회하면 주관사가 해당 물량을 인수하는 제도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소부장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익미실현(테슬라) 등 다른 특례상장과 달리 주관사에 풋백옵션 의무가 없다. 그러나 주관사 대신증권은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경쟁력을 높게 샀고 결단을 내렸다.
풋백옵션이 실제로 작동하기까진 아직 5개월 넘게 남았다. 그러나 당초 공모가 밴드를 넘어선 몸값을 책정한 기업과 풋백옵션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주관사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엑셀세라퓨틱스 관계자는 "상장 새내기주의 극심한 주가 변동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상장 이전과 직후인 현재 회사의 현황은 달라진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신고서 제출과 IR 활동을 통해 오버행 등에 대한 부분도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지만 첫 날 주가 추이는 아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이 대표가 2015년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1998년부터 HY(한국야쿠르트)에 10년간 재직할 당시 '세포의 먹이'라고 불리는 배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오로지 세포배양배지 사업화에만 매진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2세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3세대 배지를 생산한다. 3세대 배지는 동물에서 유래되지 않은 화학조성배지를 말한다. 기존 배지에 비해 단가가 저렴하고 수율(Yield)이 높으며 대량 수급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2세대 배지가 쓰이는 항체의약품이 대세지만 3세대 배지가 쓰이는 CGT의 성장세도 매년 두자릿수로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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