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Red & Blue

'밸류업' 나선 덕산네오룩스, M&A효과 기대

소재 넘어 장비산업 진출, 내년 2분기부터 연결재무제표 매출 확대

김혜란 기자  2024-12-10 14:38:3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내란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K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힘쓰던 한국 증시도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겁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덕산네오룩스는 M&A(인수합병)를 발표하며 밸류업에 나섰습니다.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자사주 매입·소각, 신규사업 진출, 사업다각화,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 연구개발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텐데요. 그중 M&A, 사업다각화, 신사업 진출을 선포한 것입니다.

덕산네오룩스는 올해 초만해도 4만4500원에 출발했지만, 10일 주가는 2만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습니다. 반토막이 난 셈인데요. 덕산네오룩스가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71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시점은 지난 6일 장 마감 이후입니다. 전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00원 하락 마감했습니다. M&A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외국인 보유율은 10%대인데요. 이달 들어 계속 순매수세를 보여주다가 전날 매도세로 돌아섰습니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딜 클로징(잔금납인완료)은 내년 1분기라고 합니다. 앞으로 인수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재무적 성과로 이어질지를 보여주는 게 밸류업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Industry & Event

덕산네오룩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소재 전문기업입니다. 최근 5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들쑥날쑥했는데요. 2021년엔 매출 약 191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가 이듬해 매출액 1767억원, 지난해 1637억원으로 조금 줄었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는 매출 1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성장을 위해선 M&A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소재로 100% 매출을 올리던 회사가 장비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인데요.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발전소와 담수플랜트, 수처리시설, 석유화학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수직펌프와 수평펌프 등 산업용 펌프, 선박과 특수 기체용 수직펌프와 가스압축기, 공기압축기를 생산합니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기존 주주는 사모펀드인 팍스톤매니지먼트입니다. 팍스톤매니지먼트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터보기계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이번에 덕산네오룩스는 59.69%를 매입해 1대 주주에 올라서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양사가 체결했습니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지난해 매출액이 1147억원이었습니다. 지분 60%를 인수해 연결재무제표로 연결되면 덕산네오룩스의 연결회계기준 매출액은 내년부터 2000~3000억원대로 뛰게 되는 것입니다. 딜 클로징은 내년 3월 6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덕산네오룩스는 보유한 현금 740억원 중 일부를 사용하고 일부 차입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회사 측은 "해외 원자력발전 수주 확대에 따른 수혜, 인공지능(AI)발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설비 수요 증가 등이 성장포인트"라고 말했습니다.

◇Market View

키움증권 김소원 연구원은 이번 M&A에 대해 "덕산네오룩스와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직접적인 시너지는 제한적으로 판단되나,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안정적인 실적, 높은 배당성향 등을 기반으로 현금흐름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약 74%에 달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인수 반영 시 덕산네오룩스의 내년 연결 매출액은 3794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는 "주가는 내년 주가수익비율(P/E) 약 9배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이번 M&A는 덕산그룹 오너인 이수훈 회장이 네오룩스의 공동대표 자리에 오른 뒤 발표한 첫 딜입니다. 그런 만큼 오너의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가 담긴 딜인데요. 다만 회사 측은 말을 아꼈습니다. 덕산네오룩스에 현대중공업터보기계 지분 100% 중 남은 40%의 향방, 신사업 비전 등에 대해 질문했는데요. 회사는 거듭 "인수가 완료된 게 아니라 후속절차가 남아있어서 공개된 내용 외에는 추가 답변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용 극저온 펌프 국산화에 성공하며 양산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회장직에 취임하며 "소재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어느 분야에서 찾아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영속성 근간이 된다"며 "방향성은 저와 덕산홀딩스 조직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며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이범성 덕산네오룩스 공동대표는 이번 인수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이를 통해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