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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스킨큐어, 치솟았던 대주주·지주 대여금 관리

2023년 1300억 넘었다가 평년 수준 회귀… 합병끝·더딘 업황 개선 고려 조절 시작

최은수 기자  2025-01-10 15:48:14

편집자주

내부거래는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캡티브 물량을 확대해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도 있고, 자산·자금 거래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계열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 등과 같은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여야 내부거래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내부거래 현황과 전략을 조명한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대주주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에 대한 대여금 회수를 시작했다. 10년 넘게 서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에 대한 대여금 추이는 1000억원 안팎이었다. 그러다 그룹 합병 막바지이자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몇 년 만에 양의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록한 2023년 말 1300억원을 넘어섰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해외 사업 성과가 조금씩 늦어지면서 2024년 잉여현금흐름이 다시 마이너스 전환을 앞뒀다. 이에 내부거래 규모를 조정하는 식으로 자체적인 재무 관리를 시작한 모습이다.

◇1300억→1000억 조금씩 상환 시작한 장기대여금

2024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셀트리온스킨큐어가 계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게 대여한 금액은 총 1012억원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자산총계 8660억원의 11.7%가량이다. 거래 대상은 각각 셀트리온홀딩스(681억원)와 서 회장(331억원)이다. 그룹의 큰 이슈였던 2023년을 기해 대여금 추이는 처음으로 1300억원을 넘었는데 평년치로 회귀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셀트리온홀딩스·서 회장 사이 자금 내부거래는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2011년 사업연도부터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서 회장에게 248억원을 단기대여금으로 제공한 게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거래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2012년부턴 셀트리온홀딩스에도 대여금을 줬다. 6.9%의 이자율로 192억원을 빌려줬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측은 대여 이후 목적을 '운영자금'이며 회계상 장기대여금으로만 밝히고 세부 용처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당시는 셀트리온홀딩스는 지주사로 출범하고 산하 관계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두 곳을 합병하는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금 수요가 나타나며 잠시 대여금 총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늘어났던 대여금이 줄어든 것도 합병에 필요한 마중물 즉 급전으로 쓰임새를 다 했기 때문이란 가정이 가능하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대여 과정에서 책정하는 약 5% 후반의 이율을 고려하면 300억원을 상환하면 서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는 연간 십수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서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로부터 자금 상환이 조금씩이나마 이뤄진 점을 고려해 이 장기대여금에 대손충당금은 2020년 이후부턴 잡아두지 않고 있다. 2018~2019년에는 장기대여금 중 1%를 대손충당금(11억~14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당시 서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가 감당하던 연간 이자비용(4.6% 기준)과 비슷한 규모였다.

◇차입으로 대여 재원 마련… 스킨큐어 보유 셀트리온 지분가치 약 7500억

셀트리온스킨큐어는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대여할만큼 자금여력이 충분친 않다. 지난해 들어 서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가 약 300억원을 상환했지만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20억원에서 약 100억원으로 줄었다. 유동수취채권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치면 약 270억원의 유동성을 갖췄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그간 화장품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변화를 시도해 왔따. 자사몰, 종합몰, 오픈마켓 등을 통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고객 니즈 발굴에 힘썼다. 그러나 화장품 OBM 사업을 통한 B2B 시장 및 해외 주요국가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그렇다 해도 셀트리온이 천 억원 이상을 대여해줄 수준의 몸집을 갖췄거나 사업을 벌이는 건 아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직전 5년 간 400억원 안팎의 매출을 화장품 생산 및 판매업으로 냈는데 이렇다 할 효익이 없다.

2020년 이후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줄곧 적자 상태다. 2020년대 들어 줄곧 음의 지표를 기록하던 잉여현금흐름(FCF)이 2023년 15억원으로 양전했지만 2024년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처지다.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앞서 차입을 통해 서 회장 등에 자금을 빌려준 것도 눈길을 끈다. 2024년 3분기말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총차입금은 1222억원,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955억원)은 전체의 78% 이상을 차지한다.

자금 대여의 원천은 셀트리온스킨케어가 보유 중인 '셀트리온 지분을 활용한 주식담보대출'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 309만5383주를 담보로 차입을 일으켰다. 작년 초 7657억원이던 셀트리온 보유 주식의 장부가액은 합병 이후 소폭 하락해 7534억원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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