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작년 3분기께 처음으로 연구개발 물질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 넥스트 세노바메이트로 키우는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파이프라인이다. 규모는 100억원대에 달한다.
전임상 단계의 물질을 개발비 항목의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보통 회계기준에 따라서는 3상부터 자산화 시키는게 가능하다. SK바이오팜은 해당 물질을 개발시켜 자체신약 '세노바메이트'처럼 미국 시장에서 2034년경 첫 RPT 신약으로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RPT 선도 자산 'SKL35501', 제2의 세노바메이트 후보로 부상
SK바이오팜이 공시한 2024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처음으로 무형자산에 파이프라인 개발비가 반영됐다. 개발 중인 신약 'FL-091'로 전임상 전 인식한 개발비는 총 116억원이다.
그간 SK바이오팜은 상업화 된 신약 세노바메이트 말고는 자산화 시킬만한 파이프라인이 없었다. 'FL-091'가 처음으로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물질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이는 SK바이오팜의 RPT 파이프라인으로 작년 7월 '풀 라이프 테크놀로지(풀 라이프)로부터 확보한 물질이다. 프로젝트 명칭은 'FL-09'이 아닌 'SKL35501'로 불린다.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는 풀 라이프에 SK바이오팜이 지불한 업프론트 850만달러, 우리돈 116억원에 해당한다.
SK바이오팜은 'SKL35501'에 대한 개발 진전 상황에 따라 거래 상대방인 풀 라이프에 지급할 마일스톤을 적절한 심의를 거쳐 자산이나 비용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상업화 성공 시 총 마일스톤은 5억6300만달러, 한화 약 8090억원에 이른다.
주목할 건 전임상 단계에 불과한 물질을 개발비 명목을 활용해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경우 신약은 임상 3상, 바이오시밀러는 1상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
해당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단계에서라도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감리 과정에서 회사의 주장과 논거를 더욱 면밀히 검토할 증거를 제시해야만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는 외부에서 도입한 기술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연구개발비 자산화와는 별개로 업프론트 그대로를 자산으로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K-IFRS 제1038호에 따르면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경제적효익이 기업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거나 △자산의 원가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경우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무형자산을 개별 취득하기 위해 지급하는 가격은 그 자산이 갖는 기대 미래경제적효익이 기업에 유입될 확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미래 경제적 효익을 갖고 매입하는 무형자산이라는 가정 하에 무형자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SK바이오팜은 기술도입한 물질은 개발 단계와 관계없이 업프론트 비용은 회계상 자산으로 처리한다고 봤다. 미래 효익을 가정하고 들여온 무형자산이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술도입시 지급한 업프론트는 사업상 가능성을 보고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자산으로 처리하는게 규정"이라며 "회계 기준에 따라 개발비 명목의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말했다.
◇방사성원료 아웃소싱, 자체 RPT 물질 발굴 연구도 박차
SK바이오팜은 SKL35501을 포함해 최소 4~5종의 RPT 후보물질을 확보해 동시 개발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다양한 투자 방법을 고려 중이다. 대략 상반기께 관련 소식이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앞서 2024년 8월 미국 테라파워 아이소토프스(TPI)와 치료용 방사선 동위원소 Ac-225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Ac-225는 알파선을 내뿜으며 난치암 대상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이를 활용해 SKL35501의 생산하거나 신규 RPT 파이프라인 연구 등이 가능하다.
공급처인 TPI는 SK그룹 차원에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이다. SK그룹은 2022년 TPI에게 3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SK바이오팜의 RPT 신약 개발 도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신사업 발굴에 중심에서 RPT 신약 개발의 운전대도 잡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RPT 약물의 내부개발을 준비하고 있고 추가 기술도입도 고려하고 있다"며 "4~5개의 관련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