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LX세미콘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가 부임한지도 2년이 지났다. 김 상무는 부임 후 재고 자산 개선에 힘썼다.
결과는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LX세미콘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반응 생산' 방식을 도입하면서 긍정적 결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반응 생산은 초기 생산량을 줄이고, 추후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주문해 상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뜻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집중, 부임 1년만 플러스 전환 김 상무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LG 재경팀 부장, LG상사 회계팀장, LG상사 경영관리담당, LX인터내셔널 인니경영관리담당 등을 역임하며 관련 경력을 쌓았다.
LX세미콘으로 합류한 것은 2022년 11월이다. 그는 LX세미콘으로 합류하며 CFO라는 중책을 처음 맡게 됐다. 김 상무는 부임 후 LX세미콘의 재고 자산 축소에 주력했다.
LX세미콘의 재고 자산은 2022년 말 482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는 전방 시장 업황 악화로 인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수요 감소를 예상하지 못한 LX세미콘의 DDI 생산 확대 전략 영향이다.
같은 기간 '웨이퍼 외' 매입액은 1조2894억원으로 전년 동기(2021년 웨이퍼 외 매입액 8850억원) 대비 45.69% 증가했다. 팹리스 기업의 특성상 제품 생산은 외부 파운드리와 반도체 패키지·테스트(OSAT) 기업에 맡기고 있다.
LX세미콘은 이 비용을 전공정의 경우 '웨이퍼 외'로, 후공정의 경우 '가공비 외'로 표기하고 있다. LX세미콘의 웨이퍼 외 매입액이 늘었다는 것은 제품 생산량을 그만큼 늘렸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과대 생산은 LX세미콘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끼쳤다. LX세미콘의 2022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81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215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감소폭이다.
하지만 김 상무가 전권을 잡은 이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 김 상무가 사실상 CFO를 맡게된 첫해인 2023년 LX세미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24억원으로 올랐다. 2024년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986억원이다.
김 상무의 재무 구조 개선 핵심 전략은 '반응 생산'으로 풀이되고 있다. 쉽게 말해 시장 상황에 대응한 생산량 조정을 적절하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다.
김 상무 부임 이후 LX세미콘은 시장의 반응을 면밀히 살피며 DDI 생산을 진행 중이다. 이는 원재료 매입비에서도 잘 나타난다. LX세미콘의 '웨이퍼 외' 매입액은 2023년 921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5463억원만 투입했다.
이를 통해 연간 실적도 개선됐다. LX세미콘이 발표한 지난해 잠정실적은 매출 1조8565억원, 영업이익 167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5% 늘었다. 회사는 지난해 실적에 대해 "비우호적 사업 환경에도 불구, 재고 관리 개선 및 환율 효과 등에 따라 수익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DDI는 레드오션화, 체질 개선 시급 다만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DDI의 수요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근원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Non-DDI 매출을 키워야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세계 DDI 시장 규모가 2023년 95억달러(13조46억원)에서 2030년 75억달러(10조2668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를 위해 LX세미콘은 방열기판,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지만 성장률은 미진한 상황이다. LX세미콘의 Non-DDI 매출은 2021년 2305억원, 2022년 2216억원, 2023년 1529억원에 불과하다. 2024년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1508억원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