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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구간 진입' 이엔에프, HBM 수혜 기대감

반도체 화학소재사, 실적 턴어라운드 '변곡점'

이종현 기자  2025-03-04 16:51:2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 소재 기업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이하 이엔에프)가 지난해 연말 저점을 경신한 뒤 반등 중입니다. 2000억원 아래까지 내려앉았던 시가총액은 3000억원대로 뛰었습니다. 전방산업 회복으로 악화하던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 덕분입니다.

이엔에프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6월 3만원대였던 주가는 8월부터 하락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9월과 10월 가파르게 하락했는데요. 11월에는 일시적으로 1만3000원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두 달 만에 주가가 반토막났습니다. 11월 들어 하락을 멈추고 반등했지만 원래 주가는 회복하지 못한 채 2024년을 마무리했습니다. 2024년의 종가는 1만6820원입니다.

본격적인 반등세를 보인 것은 새해부터입니다. 이엔에프의 주가는 올해 1월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만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이후 횡보를 이어가다가 2월 중순 2만5000원까지 상승했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 3월 4일 종가 기준 2만3050원입니다.


주가가 지지부진하던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이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7월부터 12월까지 개인 투자자는 36만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15만주, 24만주를 순매도했습니다.

하지만 새해에는 포지션이 변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개인 투자자는 20만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도 53만주를 순매도했습니다. 이 기간 매도 물량을 모두 흡수한 것은 기관 투자자로, 2개월 동안 70만주를 순매수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입니다. 2022년부터 10%대를 유지했던 외국인 보유율은 최근 7.2%로 줄었습니다.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데, 만약 추가 매도가 이뤄질 경우 2018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Industry & Event

이엔에프는 2000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화학 소재 기업입니다. 코스닥에는 2009년 입성했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국내외 기업들에게 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퓨릿과 함께 공업용 에탄올 등을 생산하는 한국알콜의 계열사입니다.
핵심 먹거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쓰이는 신너(Thinner)와 식각액(Etchant), 박리액 등 프로세스케미칼입니다. 최근에는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식각액 국산화를 이루는 등 기술 트렌드 변화에 따른 먹거리 다각화에 나서는 중입니다.

이엔에프의 실적은 전방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업황이 회사의 실적으로 연결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은 2019년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본이 한국을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 등의 수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가하려 했는데요. 이때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바람이 일면서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이엔에프가 그 수혜를 누렸습니다.

최근 실적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이 엿보입니다. 이엔에프의 매출은 2019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는데요. 정점을 이룬 것은 2022년입니다. 역대 최대치인 매출액 6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2023년에는 실적이 둔화됐는데요. 매출액 5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했습니다. 특히 당기순이익 –23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는데요. 투자주식 손상차손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엔에프의 당기순이익으로 주가수익비율(PER) 지표는 크게 개선됐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순이익이 반영된 PER은 100배 이상이었는데요. 2024년 4분기 실적을 반영한 PER은 약 11배 수준입니다. 투자 지표상 매력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자산비율(PBR)은 0.82배 수준입니다.

◇Market View

이엔에프는 증권사 리포트가 자주 나오는 기업은 아닙니다. 가장 최근 보고서는 지난 2월 13일 신영증권에서 나온 리포트인데요.

박상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사 점유율 확대와 신제품 개발 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HBM 공정에서 사용되는 신규 제품의 상용화를 주목했는데요. 신제품 개발과 주요 고객사 점유율 확대가 관건으로 해석됩니다.

◇Keyman & Comments

이엔에프의 키맨은 오너인 지용석 회장입니다. 창업주인 지창석 전 회장의 아들로 산부인과 의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는데요. 1964년생인 그는 이미 2009년부터 대표직을 역임하며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주요 주주들은 지용석 회장 일가친척들입니다. 지용석 회장이 지분을 가진 KC&A가 한국알콜 지분을 보유하고, 한국알콜이 이엔에프의 지분을 보유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한국알콜이 26.1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지용석 회장 개인은 7%를 보유한 2대주주입니다.

더벨은 이엔에프에 최근 업황과 사업 전략, 올해 목표 등을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엔에프는 지난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5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59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당기순이익도 29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아직은 상당히 저평가된 상황이라 주요 고객사 점유율 확대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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