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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셀바스AI, 아쉬운 본업 성장률

3년째 매출 성장 정체… 계열사 시너지로 돌파구 모색

이종현 기자  2025-03-25 08:41:4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셀바스AI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전 50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은 24일 종가 기준 3400억원까지 내려앉았는데요. 기대에 못미치는 본업 성장률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 하락 흐름을 끊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셀바스AI의 주가가 전성기 최고점을 기록했던 것은 2년 전입니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3만5100원으로 시가총액 8000억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챗GPT' 발표 이후 AI 섹터에 힘이 실리면서 대표 기업으로 급부상한 덕분인데요. 6000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3개월 만에 6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급등 후 조정이 이뤄졌습니다. 고점 달성 후 며칠 사이 절반 수준까지 급전직하하기도 했는데요. 2023년 연말까지 변동성을 보이며 1만5000~2만5000원 사이에서 횡보했습니다.


등락이 반복되던 2023년과 달리 2024년은 우하향을 반복했습니다. 연초 2만1000원대였던 주가는 10월 그 절반인 1만원까지 하락했는데요. 11월 들어 하락 흐름을 끝맺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기업들이 다시 주목받던 시기 1만6000원대까지 반짝 성장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상승분을 반납하며 최근 1만2000원~1만3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별 매매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인데요. 단기 매수·매도를 반복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3년 9월을 기점으로 셀바스AI를 장기 보유했습니다. 1% 남짓이었던 외국인 지분율은 8%대까지 상승했는데요. 하지만 1년 뒤인 2024년 9월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매도가 이어졌고 지난 24일 기준으로는 1%만 남게 됐습니다.

지난 1년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는 194만주를 순매도했습니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159만주, 32만주를 순매수했는데요. 범위를 최근 3개월로 좁혀보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94만주, 19만주를 순매도했고 개인 투자자가 107만주를 순매수했습니다. 지금 셀바스AI의 주가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인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Industry & Event

셀바스AI의 모태는 1999년 설립된 디오텍이라는 기업인데요. 모바일 전자사전과 터치스크린 필기·음성·이미지 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이를 2011년 곽민철 대표가 이끌던 인프라웨어(현 폴라리스오피스)가 인수했는데요. 2020년 곽 대표가 인프라웨어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분리됐습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음성인식 AI입니다. '셀비(Selvy)'라는 브랜드로 음성을 글자화(Speech to Text, STT)하거나 그 반대로 글자를 음성화(Text to Speech, TTS)하는 등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AI가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주소를 인식하는 등 사람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 이하 HCI) 기술에 특화돼 있습니다.

해당 기술이 쓰이는 곳은 의료 분야입니다. 셀바스AI는 코스닥 상장사인 셀바스헬스케어와 메디아나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는데요. 셀바스헬스케어는 의료진단기기 브랜드인 '아큐닉(Accuniq)'과 노인·시각장애인을 보조하는 공학기기 브랜드 '힘스(HIM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자회사로 편입된 메디아나는 환자감시장치, 심장충격기 등 제품을 생산하는 의료기기 기업입니다.

셀바스AI가 소프트웨어(SW)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이를 셀바스헬스케어와 메디아나 등이 보유한 하드웨어(HW)를 통해 확산한다는 것이 셀바스AI의 계획입니다. 의료 AI 특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매출은 4년 연속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셀바스AI의 연결 기준 2024년 매출액은 1124억원인데요. 전년 대비 112.1%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다만 이는 2023년 메디아나를 인수한 영향이 큰데요. 메디아나를 뺀 개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셀바스AI와 셀바스헬스케어는 전년 대비 4.6%, 6.3% 성장했습니다.


다만 매출 성장과 달리 이익률은 악화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셀바스AI는 영업이익 8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1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커진 모습입니다.

성장률에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셀바스AI의 매출은 2022년부터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234억원에서 2023년 233억원, 2024년 2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좀처럼 수익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Market View

셀바스AI에 대한 최신 증권사 리포트는 하나증권에서 발행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지난 18일 '셀바스AI, 의료AI 기업 도약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셀바스AI를 분석했는데요. 기존 영상의학과에서 핵의학과 등으로 적용 진료과를 확대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동시에 서울삼성병원과 진행 중인 진료과별 의무 기록이 가능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을 개발 중인 점도 조명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재호 연구원은 "셀바스AI의 HCI 사업 부문은 SW 도입 PC당 로열티를 수취하는 구조로 도입 대수가 증가할 때마다 외형이 성장한다. 구축 이후 원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지난해 법무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사업 참여가 확정됨에 따라 올해는 100억원 이상 신규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나증권 리포트에는 별도 컨센선스가 기재되진 않았는데요. NH투자증권은 12일 발행한 '2025년부터 본격화되는 로열티'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셀바스AI의 올해 컨센선스로 매출액 1359억원, 영업이익 154억원, 당기순이익 35억원을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셀바스AI의 핵심 키맨은 최대주주인 곽민철 대표입니다. 1975년생인 곽 대표는 22세라는 어린 나이에 인프라웨어를 창업했는데요. '한컴오피스'의 뒤를 잇는 국산 오피스 SW '폴라리스오피스'가 그의 작품입니다. 지금은 인프라웨어 지분을 매각하고 셀바스그룹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셀바스AI, 메디아나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그룹을 이끄는 대표지만 보유 중인 지분은 많지 않습니다. 곽 대표가 10.06%, 곽 대표의 아버지인 곽영수 셀바스AI 고문이 1.51%를 보유해 11.57%가 곽 대표 우호지분입니다. 소액주주 8만650명이 지분 84.4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셀바스AI에 최근 아쉬운 성장률의 원인과 올해 목표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는데요. 경영전략센터장인 김은주 이사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최근 매출 둔화와 관련 "공공 사업이 지연되면서 기대에 비해 낮게 나온 측면이 있다"면서 "지연됐던 사업들이 올해 진행되면서 올해는 더 좋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가이던스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김 이사는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공개하진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시스템통합(SI)성 사업이 아니라 로열티 사업을 하다 보니 매출이 210억원을 초과하면 나머지 부분은 다 이익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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