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게 된 과정에는 지속적인 자산 유동화가 있다. 좋은 입지에 위치한 오프라인 점포가 주요 자산인 만큼 홈플러스는 이를 활용해 자본을 확충했다. 점포 매각과 세일즈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을 통해 단기 재무 부담에 대응할 순 있었지만 해결책이 되긴 어려웠다.
이를 통해 조단위 현금이 유입됐음에도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오프라인 경쟁력이 꺾이면서 점포 매각 등으로 발생한 매출 공백이 수익 악화로 이어진 탓이다. 갈수록 임차료 부담이 커졌고 결국 홈플러스의 이자비용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넘어서게 됐다.
◇리츠 무산 후 이어진 '폐점·매각 후 재임차'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자산 유동화 정책을 추진했다. 2015년 인수 당시 인수 금액 7조2000억원 중 인수금융 규모는 2조7000억원이었다. 여기에 기존 대주주였던 테스코가 빌린 1조3000억원이 넘어와 약 4조원이 차입금으로 남았다.
이후 차입금을 순차적으로 상환함과 동시에 홈플러스를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자산 유둉화가 이뤄졌다.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2017년부터 외형이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유동성 마련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시도한 대규모 자산 활용 계획은 홈플러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전국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리츠에 담아 공모 상장을 추진했다. 공모 규모만 1조7000억원에 달했던 만큼 이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요 예측에서 조달 목표의 절반인 8000억원을 모집하는데 그쳤고 리츠 상장은 무산됐다. MBK파트너스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추진했고 점포 매각·폐점부터 세일즈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을 이어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8개 점포 및 물류창고를 매각해 약 4조1149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안산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 연산점, 해운대점을 팔았고 시화점, 울산점, 구미점은 매각 후 임대했다. 사실상 장사 밑천을 일찍부터 유동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급급했던 셈이다.
조단위 현금이 유입됐음에도 당장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차입금이 많았다. 자산 처분으로 단기적인 유동성에 대응해 왔지만 점포가 줄면서 생기는 영업 공백 등이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커진 리스부채 부담, EBITDA 넘어선 이자비용 결국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생절차를 밟았다. 2025년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총 부채는 8조527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리스부채는 2조4000억원, 이중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리스부채는 1조88억원이었다.
홈플러스의 부채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항목이 점포 임차료인 셈이다. 매각 후 재임차 과정에서 높게 책정된 임차료가 부담이 됐다. 2024년 2월 기준 홈플러스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5조3134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자산 총계가 8조7854억원임을 감안하면 차입금 의존도는 60.5%에 달한다.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빚 부담이 늘어났다. 2024년 2월 총차입금 중 리스부채는 3조8501억원을 기록했다. 리스부채 비중은 72.4%를 기록했다. 이러한 의무적인 현금 지출이 홈플러스 현금흐름에 부담을 줬다. 2024년 2월 리스부채로 인한 이자비용은 1498억원,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차입금 이자를 포함한 전체 이자비용은 4567억원이었다.
특히 2022년 2월을 기점으로 홈플러스 이자비용은 3856억원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3342억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자비용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EBITDA는 줄어들면서 결국 2024년 EBITDA/총금융비용은 0.6배에 그쳤다.
문제는 자금 소요는 증가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꾸준한 점포 폐점과 매각 이후 남은 점포를 리뉴얼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2022년 572억원에 그쳤던 CAPEX(자본적 지출) 투자 규모는 2023년 1570억원, 2024년 1137억원으로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밟기 전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이 부족하지만 보유 자산 활용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으나 "홈플러스가 금융비용 상승과 차입금 차환 부담이 커져 선제적으로 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