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가 지난해 주요 사업장에 대한 공사미수금이 3조원을 웃돌았다. 다만 이는 단순 시점 차이에 따른 것으로 올 들어 공사비를 상당 부분 회수해 미수금 규모를 빠르게 줄여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미수금에 대한 충당금적립률도 0%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공사비를 안정적으로 회수하며 현금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을 운전자본 부담이 낮아지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플러스(+)로 반등했을 뿐만 아니라 1조6000억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공사미수금 '3조', 충당금적립률 0.05% '미미'
삼성E&A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액 5% 이상 사업장에 대한 공사미수금 규모가 3조571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E&A는 재무상태표에 별도로 공사미수금 항목을 공시하진 않는다. 이 경우 유동매출채권에 공사미수금이 포함돼 있다. 영업활동과 무관하게 발생한 미수금은 '단기미수금' 항목으로 표시한다.
수치만 보면 1년 새 공사미수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2023년 말 연결 기준 공사미수금 규모는 1조145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66.86% 급증한 수치다. 그러나 공사미수금이 단기간에 증가한 건 단순히 미수금 청구와 수금 시점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E&A 관계자는 "지난해 공사미수금은 프로젝트 진행 시점에 따른 자연스러운 발생분으로 매 분기별로 달라질 수 있다"며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공사미수금이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며 현재 프로젝트 진행과 청구 및 수금은 모두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사미수금의 회수 위험성은 대손충당금 규모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말 3조원이 넘는 공사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16억원으로 충당금적립률을 계산하면 0.053%에 불과하다.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쌓은 사업장은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평택 전자 P4'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 공정률 59.4%를 기록했으며 공사미수금은 7294억원으로 가장 크다. 대손충당금은 3억880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공사미수금보다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미청구공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해 공사미수금 규모가 100억원을 넘긴 사업장 가운데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건 모두 4곳으로 모두 1173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수주받은 5공장(송도 SBL P5)에 대한 미청구공사가 566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외에 △타이오일 정유공장(523억원) △오만 듀크엠 정유 프로젝트(75억원) △아람코(Aramco) 사우디아라비아 가스저장 프로젝트(9억1500만원) 등이다.
(출처: 삼성E&A)
◇운전자본 부담 낮추며 NCF 1.6조
지난해 삼성E&A는 공사미수금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현금흐름 개선을 이끌어냈다. 2023년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NCF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을 제한 현금흐름을 뜻한다. 2023년 NCF는 -4598억원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난해 NCF는 1조6358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5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기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회복한 모습이다. 지난 2021년 NCF가 7398억원을 기록했으나 1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NCF가 1조5000억원을 넘을 수 있었던 건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경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운전자본은 -7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4436억원 대비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받아야 하는 돈(매출채권)과 내야 하는 돈(매입채무)이 줄어들며 현금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매출채권은 3497억원으로 전년 동기(4436억원) 대비 21.17% 줄었다. 매입채무는 -16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3조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이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으로 공사미수금에 따른 리스크도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은 3조98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조4708억원)와 비교해 110.7% 급증한 수치다.
(출처: 삼성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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