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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바이오, 1100억 R&D 비용…6000억 든든한 현금

매출 1300억 '역대급', 늘어난 전임상…올해는 '본임상' R&D 더 확대

이기욱 기자  2025-04-30 14:49:22
리가켐바이오가 작년 역대급 R&D 비용을 썼다. 1200억원대 매출의 90% 비중에 달하는 1100억원 규모를 지출했다. 중장기 미션 'VISION 2030' 달성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다.

뒷배는 바이오텍으로서는 이례적인 1000억원대 매출이지만 현금 곳간에 6000억원이 쌓여있다는 점도 든든하다. 올해는 전임상 파이프라인을 본임상에 올리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현금을 쓴다. 연내 유입될 마일스톤 등으로 3000억원 안팎이 기대되는 만큼 외부 조달 없이도 R&D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례적 매출·R&D 비용…ADC 전임상 프로그램 다수 가동

리가켐바이오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연결 기준으로 12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341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설립 후 역대 최대 규모다. 알테오젠이 같은기간 매출 1029억원 벌어들인 것과 비교해도 많다. 한국 신약개발 바이오텍으로선 이례적으로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투톱이다.


리가켐바이오의 매출은 세부적으로 ADC 원천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매출이 1054억원이다. 의료기기 및 의료소모품 매출도 20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오노약품공업과 체결한 'LCB97' 기술이전 계약 관련 선급금과 마일스톤 등이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21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812억원 대비 손실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으나 흑자 전환을 이루지는 못했다. 198억원 이자수익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은 71억원 으로 순이익 구간으로 전환됐다.

매출도 역대급이지만 R&D 비용을 보면 더욱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으로선 이례적으로 1000억원대 R&D 비용이 지출됐다. 작년 리가켐바이오의 연구개발비는 1135억원으로 전년 797억원 대비 42.4%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90.2%에 달하는 금액을 R&D에 재투자했다.

◇오리온 덕 늘어난 현금, 본임상 예고에도 "외부조달 없다"

1000억원대 R&D 비용을 쓰는 건 국내 대형 제약사나 가능한 일이다. 유한양행이 R&D 줄곧 1000억원대 R&D 비용을 쓰다 작년 2110억원으로 늘렸다. 최근 신약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동아에스티의 경우에는 작년 960억원을 쓰는데 그쳤다.

이 같은 대규모 R&D 비용이 지출되는 건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 상 ADC 연구개발과제 진행현황에 따르면 12개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전임상 프로그램만 5건이고 디스커버리 단계가 4건이다. 나머지는 임상 1상 혹은 2상 단계에 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전임상 파이프라인이 많아지고 있어서 R&D 투입 비용이 늘어났다"며 "현재 전임상 프로그램을 본임상으로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작년보다 더 많은 자금이 연구개발에 투입된다면 2000억원에 가까운 R&D 비용을 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리가켐바이오는 5년 내 15개 임상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비전 2030' 목표를 위해 3000억원을 R&D에 쏟아붓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이는 외부 자금 조달 없이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가켐바이오가 보유한 탄탄한 현금성 자산이 뒷배가 된다. 오리온이 작년 3월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4698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작년 말 기준 리가켐바이오의 현금성 자산 및 유동 자산은 5509억원에 달한다. 전년 말 1334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82억원으로 작년 R&D 비용과 비슷한 규모지만 기타유동금융자산으로 3989억원을 추가 보유하고 있다.

기타금융자산 중 대부분은 금융기관 예치금으로 구성돼 있다. 91.2%에 해당하는 3639억원이 이에 해당한다. 이 중 일부 정기예금 형태로 당장 사용이 제한된 자산도 있지만 그 규모는 95억원으로 크지 않다.

장기투자자산 1000억원과 보증금 30억원 등 비유동금융 자산을 더한 전체 기타금융자산은 5043억원이다. 2023년 말 525억원 대비 10배 가량 늘어났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R&D 비용을 더욱 늘릴 수 있다"며 "외부 조달 등은 전혀 계획없고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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