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토공사 전문건설사로 유가증권에 상장한 '동아지질'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1만5700원을 기록했는데요. 종가 기준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아지질 종가가 1만5000원을 넘은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올해 5월이 처음입니다. 올해 시초가 대비 13.5% 이상 증가한 수준입니다.
건설주는 최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수혜 등에 힘입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주택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기대감이 몰린 건데요.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Industry & Event
그럼에도 토공사 등이 주력인 전문건설사 동아지질 주가 오름세는 이례적입니다. 동아지질은 주택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전문건설사입니다. 주력 사업은 보링·그라우팅 공사업이나 상하수도 설비 공사업, 구조물 해체 비계, 미장 방수 조적 공사업 등입니다. 특히 건축물을 세우기 전에 땅을 파거나 단단하게 다지는 등 공종에서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동아지질은 지반 조성 및 포장공사업 부문에서 국내 5위를 기록한 전문건설사입니다.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3215억원인데요,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3934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건데요.
▲동아지질 최근 1년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가장 컸던 2022년 이후 3년 연속 외형 성장이 이어졌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1039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9%, 영업이익은 61.5% 증가했습니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국내와 비견하거나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요.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의 해외 비중이 61%를 차지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35.82%에서 지난해 54.33%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대우건설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진행하고 있는 싱가포르 지하철 환승역 공사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외에도 동아지질은 필리핀 도시철도 등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아지질은 올해 해외 사업에 힘을 싣고자 해외본부장인 정경수 전무를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정 대표이사는 부산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동아지질에 입사해 다양한 해외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인도법인장과 싱가포르지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난 18년 넘게 해외 현장에서 근무했습니다.
동아지질 주가 오름세는 경영 전략 효과란 평가도 있습니다. 동아지질은 지난 16일 50억원 규모 자사주 신탁 취득을 결정했습니다. 동아지질은 2023년 3월부터 이번까지 총 6번에 걸쳐 자사주를 취득했는데요. 지난해 11월에는 취득했던 자사주 가운데 66만3144주를 소각도 했습니다.
또 동아지질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매년 현금 배당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순손실을 기록한 2022년 사업연도 배당(2023년 지급)도 건너뛰진 않았는데요. 올해는 주당 500원을 현금 배당했습니다. 꾸준한 자사주 취득 행보와 배당 결정 등이 주주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Market View
시장의 관심은 동아지질 주가 오름세가 언제까지 이어지냐에 쏠립니다. 동아지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조원 넘는 계약잔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규모가 4000억원에 조금 못 미친 점을 고려하면 약 2년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주택 건설이 아닌 토목 사업이 중심인 동아지질은 최근 많은 건설사들이 겪고 있는 PF 부실 우려와도 거리가 멉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86.73% 수준으로 양호한 편입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도 1900억원 수준으로 유동성도 넉넉합니다.
동아지질 주가 오르면서 대주주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에도 이목이 집중됩니다. 동아지질은 1971년 이정우 회장이 설립했지만 2세 승계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모펀드인 크레센도가 경영권을 포함한 이 회장 등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2019년 크레센도 등이 출자한 '도버홀딩스(유한회사)'는 이 회장 등의 구주와 동아지질이 발행한 CB와 BW에 투자했습니다. 이와 관련 도버홀딩스가 인수한 이 회장 등의 구주는 1만8000원입니다. CB와 BW는 현재 보통주로 전량 전환된 가운데 전환가액은 1만5670원이었습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도버홀딩스가 보유한 동아지질 지분은 458만2886주(34.23%)입니다. 주당 평균 가격이 1만6760원인 셈인데요. 동아지질 26일 종가(1만5700원)와 비교하면 도버홀딩스가 투자한 평균 가격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올해는 동아지질이 크레센도에 인수된 지 만 6년이 되는 만큼 이번 주가 변동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Keyman & Comments
동아지질 성장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부 이연됐던 사업들이 정상화 궤도에 오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필리핀과 싱가포르 등 동아지질이 그동안 공들였던 프로젝트들이 순항하면서 매출 인식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더해진 결과로 보입니다. 최근 주가도 이 같은 효과가 반영된 것이란 설명입니다.
동아지질 관계자는 "기존에 수주했던 필리핀, 싱가포르 등 해외 현장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경영 실적에 기여했다"며 "최근 주가 상승도 여기에 자사주 50억원 규모 추가 취득 결정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중장기 목표로 설정한 계획들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수익성 개선이나 주주가치 개선 등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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