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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DB손보 vs 메리츠화재

기회 포착형 메리츠, 안정 지향형 DB

⑧[M&A]제일화재·MG손보 노렸던 메리츠…해외로 눈 돌린 DB, 리스크 최소화

정태현 기자  2025-07-08 15:34:1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경영 전략은 인수합병(M&A)에서도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인다. 메리츠화재가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는 반면, DB손해보험은 안정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메리츠화재는 그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보험사들을 노렸다. 리스크관리 역량을 믿고 크게 발돋움할 기회로 삼았다. DB손보는 보다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한 해외 시장만 주목한다. 안전장치도 마련해 작은 손실 가능성도 사전에 차단했다.

◇메리츠 특유의 과감한 승부수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하반기 MG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했다. MG손보의 자본적적성을 고려하면 가시적으론 인수로 얻게 될 득보다 실이 부각됐다. 예금보험공사의 정부지원금 여력이 한정적이다 보니, 인수자가 추가로 자금을 더 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 본사(왼쪽)와 메리츠화재 본사

메리츠화재는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MG손보 인수를 추진하던 당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도 "주당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해야 (인수를) 완주할 것"이라며 객관적인 기대 지표를 강조했다.

메리츠화재는 MG손보의 1~3차 공매 땐 잠잠했다가 3차 재입찰 시기에 등장했다. 3차 공매부터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열어둔 게 메리츠화재의 딜 지향점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P&A는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데다 피인수 기업의 자산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론 MG손보의 보험계약마진(CSM)을 손쉽게 흡수해 메리츠화재 경쟁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

이후 MG손보 노조와의 입장 차이로 거래를 중단했지만, 메리츠화재의 남다른 안목과 기회 포착력을 엿볼 수 있는 딜이었다.

메리츠화재는 2008년에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제일화재해상보험을 인수하려고 시도했다. 당시 업계 5위에 머물렀던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 인수합병으로 단숨에 2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제일화재가 부실금융기관이었다 보니 매각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을 기대할 만했다.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M&A 전략은 탁월한 리스크관리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보험사와 다르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홈플러스 관련 대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메리츠화재가 최근 2위권으로 급부상한 것도 결국 이런 기민한 전략이 유효했기에 가능했다.

◇DB, 단계적 진출로 변수 최소화

상대적으로 DB손보는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국내보다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국내보다 해외 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전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에 나온 보험사 매물의 경영 지표가 다소 좋지 않았던 점도 한몫했다. 매물 군으로 거론되던 MG손보, 롯데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모두 자본적정성을 고려하면 인수 후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DB손보는 메리츠화재보다 안정적인 경영 전략을 고수한다. 부동산 PF 대출에서도 사업장을 까다롭게 선별해 어느 한 곳도 연체로 이어지지 않았다. 충당금도 부실되기 전부터 미리 쌓아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다했다.

해외에 진출할 때도 이런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DB손보는 현지에서 경쟁력을 갖춘 보험사를 인수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적응을 마친 현지에선 추가로 보험사를 인수하기도 한다.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미국 보험사 포르테그라(Fortegra)는 1978년 설립됐다. 자동차 보험과 서비스 보증계약, 특수보험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손해보험사다. 지분 100%을 인수하는 데 2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DB손보가 2009년 미국 본토인 캘리포니아 지점을 개설하고 10여년간 현지 시장을 분석한 뒤 거금을 베팅한 것이다.

베트남 시장은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DB손보는 2015년 우정통신보험(PTI)을 인수해 현지 경영 역량을 확보했다. 이후 현지 9~10위 보험사인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와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을 인수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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