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가 8년만에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비공개 파이프라인의 무형자산 손상처리로 원인이 됐다. 손상처리 전 88억원 수준이던 2분기 순손실은 160억원으로 늘었다. 동아에스티의 순손실 전환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34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6%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41% 늘어난 11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순손실이 11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96억원 순이익 대비 손실 전환이다.
1분기까지만 해도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무려 10배 수준이 됐고 순이익도 같은기간 두배로 늘어나는 등 호실적을 나타냈다. 그러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는 문제없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으나 순손실이 160억원이 나면서 전체 상반기 실적을 끌어내렸다.
이에 대한 원인은 반기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파이프라인 AFM32에 대해 미래경제적 효익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자산화했던 연구개발비 101억원 전액을 손상인식했던 게 배경이다.
AFM32는 독일 소재 면역항암제 전문 개발 기업 아피메드와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하던 파이프라인이다. AFM32는 이번 손상 처리 전까지는 비공개 처리됐던 파이프라인이다. 아피메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AFM32는 고형암 타깃 항암제로 개발 단계는 전임상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에스티가 AFM32 개발을 포기한 것은 파트너사인 아피메드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아피메드는 5월 13일 파산 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이 시기 기술이전 및 파트너십 계약 대부분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FM32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비공개 파이프라인이기 때문에 아피메드와 동아에스티가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동아에스티가 AFM32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시점 올해 1분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말 동아에스티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859억원이다. 1분기초 장부금액 766억원에 비해 약 93억원이 늘었다. 이번에 손상처리된 AFM32 개발비 규모와 유사하다. 반면 이번 2분기에는 무형자산 취득 및 자본적지출 규모가 12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AFM32의 프로젝트 구분은 'IPR&D'로 기재돼있다. IPR&D는 통상 기술이전 등 외부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을 의미한다. 외부 파이프라인은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과 달리 도입 등 계약 체결 시점에 무형자산으로 인식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현재 동아에스티는 공개하지 않은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있다"며 "이번 손상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파트너사와의 합의에 따라 정보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과민성 방광치료제 DA-8010의 개발 중단에 이어 이번 AFM32의 손상 처리로 2025년 반기 말 기준 무형자산 손상차손 누계액만 230억원에 이른다.
AFM32 손상 인식으로 인해 1분기 493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은 2분기 적자전환되면서 반기순손실은 111억원으로 기록됐다. 손상차손으로 인한 영업외비용이 커진데다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 수출 등으로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순손실 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