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의 올 2분기 별도 기준 금융비용이 200억원 이상 발생했다. 작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핵심 원인은 보유 엔화에 있었다. 엔화 보유량이 올해 1분기 말 1000억원에서 2분기 말 16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일본 통화 확보에 힘을 주기 시작한 이유는 올해 8월 세운 현지 법인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 투자를 위해 엔화 기반 실탄을 마련하는 사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 2분기 내내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손실 발생, 영업외비용으로 반영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도리코의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금융비용은 222억원이다. 21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943.14% 불었다. 올 상반기 누적 금융비용은 236억원으로 전년 상반기(36억원) 대비 546.06% 늘었다.
금융비용의 대부분은 외화환산손실에서 발생했다. 외화환산손실은 보유 중인 외국 통화나 외화로 표시된 채권·채무를 원화로 환산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최초 취득 당시 환시세와 결산일의 환시세를 비교하고 결산일 때 가치가 하락하면 이를 손실처리한다.
올 2분기 별도 기준 신도리코의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185억원이다. 222억원의 금융비용 중 83.29%를 차지한다. 전년 동기(19억원) 대비 거의 10배 올랐다. 반기 누적 외화환산손실액은 193억원이다. 2분기에 발생한 외화 가치 하락분이 올해 1~6월 중에 발생한 손실의 대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비용이 커질 수록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외화환산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잡힌다. 올해 2분기 별도 순이익은 마이너스(-) 87억원으로 전년 동기 33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부동산 투자' 기반으로 쌓은 엔화, 피하지 못한 가치 하락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은 신도리코가 갖고 있는 엔화 탓이 컸다. 올해 반기 말 별도 기준
신도리코가 보유한 '외화표시 화폐성 자산'은 원화 환산 기준 5102억원이다. 올 1분기 말(4183억원) 대비 3개월 사이에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게 엔화다. 올해 1분기 말 1011억원어치의 엔화를 갖고 있던 신도리코는 2분기 말 1608억원으로 엔화 보유량을 늘렸다. 3개월 사이에 58.97% 급증했다.
신도리코는 기존 달러 외에 별다른 외화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작년 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엔화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달 신도 프로퍼티 재팬을 비롯한 현지 법인들을 출범하기 위해 현금을 미리 쌓아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초기 운영자금이나 납입자본, 예치금 등은 현지 통화로 결제된다.
신도리코는 신도 프로퍼티 재팬을 설립하자마자 1218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공시했다. 조달한 130억엔을 한화로 환산한 금액이었다. 이 실탄을 바탕으로 이달 27일 도쿄의 중심인 시부야구에 840억원대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환율 변동에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100엔당 평균 가격은 999.96원, 5월과 6월 평균가는 각각 962.28원, 944.94원으로 점차 낮아졌다. 올 7월 가격은 936.97원으로 2분기 대비 더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올해 3분기에도 하향 흐름이 이어진다면 신도리코의 외화환산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