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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리코, 5년만에 현금흐름 순유출 '재고만 쌓이네'

1분기 별도기준 -34억, 정부 예산 삭감 탓…돌파구 3D 프린트? '3년째 연구 중단'

최현서 기자  2025-05-26 13:42:51
신도리코가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올 1분기 기록했다. 이 기간 회사에 들어온 현금보다 나간 현금이 오히려 많았다는 의미다. 납품 물량 감소로 재고가 쌓인 영향이다.

주요 고객인 정부와 공공기관이 프린터 등 신도리코 핵심 제품의 대여와 구매 규모를 줄인 탓이다. 당분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돌파구가 될만한 신사업도 아직이다. 침체된 시장을 띄울 제품으로 평가되는 3D 프린터에 대한 연구는 3년 전 멈췄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도리코의 올 1분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4억원이다. 신도리코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0년 1분기 영업활동(-239억원) 이후 처음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본업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과 유출을 볼 수 있는 항목이다. 회계상 기준이 아닌 법인의 실제 현금 유출입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항목이 마이너스(순유출)라는 것은 통상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지출된 유동성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의 감소가 순유출로 이어진 배경으로 작용했다. 올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9억원) 77.7% 줄었다. 특히 해당 항목에 영향을 주는 재고자산 변동폭이 급등했다. 작년 1분기 -7658만원 감소했던 재고자산은 올 1분기 124억원 늘어났다.

재고자산의 증가는 고객사의 주문 증가로 생산량이 확대됐음을 암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생산품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재고로 쌓였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신도리코의 경우는 후자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신도리코의 매출채권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82억3837만원)와 큰 차이가 없다.


재고자산 회전율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해볼 수 있다. 올 1분기 신도리코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3.95회로 전년 동기(4.80회)보다 떨어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일정 기간 동안 재고가 얼마나 빨리 판매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재고가 장기간 쌓여 있거나 판매 속도가 느리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중도 4.57%에서 5.09%로 소폭 하락했지만 회전율의 하락폭을 고려하면 실제 재고 자산의 활용 효율이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올해 1분기 신도리코의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진 이유는 주요 고객사인 정부와 공공기관의 예산 축소 탓이다. 신도리코는 프린터와 복합기, OA장비를 제조해 렌탈·판매하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고객사가 장비를 빌리거나 구매하면 수년간 재구매하지 않는 사업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아울러 정부와 공공기관은 예산 축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대외적인 환경에도 취약하다. 최근 3년간 세수 감소로 인해 예산이 줄어든 영향을 직접 받은 것이다.

특히 최근 주요 고객사 이탈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신도리코의 작년 별도 기준 매출(3229억원) 10% 이상을 차지했던 주요 고객사는 3개에서 2개로 줄었다. 이탈한 주요 고객사로부터 발생시킨 매출은 0원이었다. 계약을 갱신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신도리코의 핵심 제품군인 A3복합기가 작년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규모는 10만7100대로 해마다 줄고 있다. 2017년에는 12만대였다. 기존 프린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되는 '3D 프린터'도 주춤하다. 신도리코는 2022년 이후 3D 프린터 관련 연구 개발 실적을 올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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