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의 상장 파트너 자리를 노리는 증권사들이 입찰제안요청서(RFP) 제출 데드라인을 맞추고자 총력전에 돌입했다. 일반적인 기업공개(IPO) 제안서와는 결이 다른 디테일을 요구하고 있어 더딘 작성 진행률로 곤욕을 치르는 하우스들도 속속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대비에도 적잖은 리소스가 투입되는 모습이다. 무신사에서 제안서 제출 분량을 제한한 대신에 경쟁 PT 당일 질문 공세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격을 받을 여지가 있는지도 동시에 체크하면서 제안서를 작성하느라 속도가 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 제안서 작성 '총력전'…까다로운 난이도 속 진행률 '고민'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장 주관사 선정에 나선 무신사는 오는 19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회사는 지난 8월 초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과 릴레이 일대일 기업설명회(IR)를 가지며 비즈니즈 현황과 향후 계획 및 고민 등을 공유했다. 이어 지난 8월 18일 IR에 참석한 국내외 증권사 10여곳에 RFP를 발송해 상장 여정을 공식화했다.
조단위 빅딜이 눈에 띄게 드물어진 상황에서 무신사의 상장 선언은 모든 증권사 IPO 파트의 구미를 당기는 '빅 이벤트'다. 연간 주관 실적을 책임질 대어급 IPO인데다가 대기업 계열사 상장이 중복상장 논란으로 지지부진하자 빅딜 풀(pool)이 급격히 줄어든 여파가 컸다. RFP를 받은 증권사 대부분도 마감일까지 제안서를 써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일반적인 IPO 제안서와는 결이 다른 디테일을 요구하고 있어 쉽사리 속도가 나지 않는 모양새다. 무신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데카콘급(10조원) 몸값을 희망하는 터라 현실과의 괴리를 메울 밸류에이션 툴이 필수적이다. 물론 제안서 작성까지 부여된 한 달의 시간은 넉넉한 편이지만, 몸값 산정에 쓰이는 데이터 파악 및 아이디어 논의에만 2주 가량이 걸려 실질적인 작성 기간은 촉박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사장까지 나서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음에도 애로 사항이 적지 않다는 평이다. 리서치 파트는 물론, 빅딜 주관 이력이 있는 타 IPO 부서까지 동원됐지만 미래 추정 실적 산출에 애를 먹는 모습이 감지됐다. 지난 8월 말 무신사에서 밸류에이션에 필요한 참고 자료를 보냈지만 결정적인 팁이라고 보긴 어려웠던 가운데, 회사 측에서 증권사의 개별 문의에 적극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사까지 밝혀 사실상 자체 역량에 의존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작성 진행률이 더뎌 고초를 겪는 증권사도 일부 관측되고 있다. 하우스 C레벨까지 촉각을 기울이는 사안이라 예상보다 낮은 업무 달성도에 불호령이 가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파트너 지위를 따낼 수 있는지 여부를 넘어 주관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라 수뇌부에서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무신사
◇제안서 제출 분량 '50페이지 제한'…경쟁 PT 동시 대비 부담 '증가'
만만치 않은 제안서 난이도와 더불어 경쟁 PT 대비에도 상당한 리소스가 투입되는 모양새다. 주관사 콘테스트에 응하는 증권사만 두 자릿수에 달해 숏리스트를 추려 일부 후보군에 대해서만 경쟁 PT를 치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형사들이 포함될 공산이 유력하지만 하우스마다 숏리스트 선정을 염두에 두고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무신사가 제안서 제출 분량을 제한하면서 이 같은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이다. 통상 증권사들이 기업에 제출하는 IPO 제안서 분량은 150여쪽에 이르는 반면, 무신사는 50페이지 수준으로 제한했다고 알려졌다. 페이퍼워크 부담이 다소 완화된 측면은 명확하지만 분량이 줄어든 만큼 PT에서 어필해야 할 부분은 더욱 커진 셈이다.
이로 인해 제안서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PT 당일 무신사 측의 질문 공세가 예상된다고 판단되면 논리력 보강 작업까지 후행돼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안서 비중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제출 분량이 많지 않은 만큼 Q&A 세션에서 얼마나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도 당락을 가를 것이라 보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무작정 높은 밸류를 써내는 증권사가 주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지는 미지수로 꼽힌다. 제안서 제출 단계에서 몸값은 만들어내기 나름이라 절대적인 숫자보다는 이를 증명할 '스토리'에 방점이 찍히기 때문이다. 이는 티몬과 SSG닷컴 상장을 진두지휘했던 최영준 무신사 CFO가 잘 알 수 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출처: 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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