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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상환 부담' 유일에너테크, 주주에 SOS

195억 조달 예고, 2회차 CB 상환 자금 마련 '분주'

양귀남 기자  2025-10-22 08:39:13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유일에너테크가 주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 상환 부담이 가중되자 자금 조달에 나섰다. 적자가 이어지고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일에너테크는 19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조달한 자금 중 150억원 채무상환자금, 4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실상 빚을 갚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채무상환 자금은 지난해 발행한 2회차 CB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운영자금으로는 원재료비, R&D 비용, 특허 수수료 등에 활용한다.

2회차 CB는 지난해 5월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CB다. 조달한 자금 중 110억원은 운영자금, 9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했다.

전환기간이 도래했지만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2회차 CB의 전환가액은 2640원으로 최초 전환가액 3771원에서 최저 조정가액까지 낮아졌다. 유일에너테크의 주가는 13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반짝 상승하면서 3000원대 벽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하면서 2000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환에 따른 수익 실현이 불가능하다.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조기상환은 내년 5월 17일부터 진행할 수 있다.

유일에너테크도 유상증자를 통해 조기상환을 미리 준비하는 모양새다.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원으로는 200억원에 달하는 CB 상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말 연결기준 유일에너테크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12억원 수준이다. 당장 조기상환이 진행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일에너테크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 이외에도 부동산 매각을 통해 CB 상환 자금을 마련을 예고했다. 총 52억원 규모의 오산 가장 공장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CB를 상환한다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채무 상환 부담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말 연결기준 유일에너테크의 부채비율은 320%에 달한다. 200억원 CB 상환을 진행하더라도 단순계산 상 부채비율이 250%대다. 이 중 당장 상환 압박이 커질 수 있는 단기차입금도 165억원 수준이다.

결국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유일에너테크는 이차전지 조립 공정에 활용하는 노칭기와 스태킹기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상장 이후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2020년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적자 전환 이후 지난해까지 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차전지 업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유일에너테크 역시 타격을 입었다. 유일에너테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596억원, 16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62억원, 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매출도 함께 축소됐다. 당장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일에너테크 관계자는 "선제적인 자금 조달 조치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신규 수주 건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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