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가비아는 지금

보수적 배당에 행동주의 압박, 재무개선 구상 '난기류'

④주당배당금·시가배당률 횡보, 미리캐피탈 등 일반투자자 공세 전망

최현서 기자  2025-10-20 16:40:12

편집자주

인터넷 도메인 등록 기업 가비아가 최근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조금씩 지분을 모으고 있던 행동주의 펀드가 김홍국 공동대표를 밀어내고 단일 최대주주 위치까지 올라섰다. 김 대표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최대주주 자체는 변동이 없지만 위협적인 상황이다. 김 대표가 가비아를 중심으로 KINX, 엑스게이트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맞이하고 있던 가운데 생긴 변화다. 가비아의 지배구조 변화 추이와 그 의미, 사업 현황 등 전반을 짚어본다.
가비아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모든 해에 걸쳐 배당금을 지급했다. 리만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이어진 2009년을 제외하면 배당을 거른 적이 없다.

배당에 쓰는 금액을 실적 성장세와 발맞추려고 노력했지만 주주 체감도는 낮았다. 약 20년에 걸친 세월동안 가비아의 주당 배당금은 평균 2%밖에 오르지 않았다. 시가배당률은 2006년과 사실상 똑같았다. 주요 배당 지표는 코스닥 시장 평균보다도 매번 낮았다.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가 주요 주주로 들어섰다. 올 9월 단일 최대주주에 오른 미국계 '미리캐피탈'의 현금 배당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가비아는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수립하기에 앞서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20년간 배당 이어졌지만 '부족한 내실'

가비아는 2001년 이후 꾸준히 순이익을 내왔다. 24년간 누적된 별도 순이익은 836억원이다. 2001년 벌어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9년 코로나19 대유행 등 굵직한 대외 경제 위기 속에서도 흑자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입증했다.

꾸준한 수익성은 20년 가까이 이어진 배당의 기반이 됐다. 가비아는 2006년 첫 배당을 시행한 이후 거의 모든 해에 걸쳐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해는 2009년이 유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다.

배당총액은 실적 성장세에 맞춰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가비아는 첫 배당 당시 1억4575만원을 썼다. 올해 배당총액은 10억원으로 20년 전보다 9억원 늘었다. 이를 연 평균 성장률(CAGR)로 환산하면 10.31%다. 같은 기간 매출과 별도 순이익의 CAGR은 각각 9.9%, 8%다.

다만 주주가 배당총액 증대 효과를 직접 느끼기는 어려웠다. 2006년 가비아의 주당 배당금은 50원이었는데 약 20년이 지난 올해는 80원에 불과했다. CAGR은 2.38%에 그친다. 시가배당률은 같은 기간 0.43%에서 0.5%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2006년 8.84%였던 배당성향은 올해 13.5%로 늘었지만 CAGR은 2.14% 수준이었다.


특히 배당을 실시한 코스닥 상장사 평균 수준을 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배당을 한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2.53%로 가비아의 5배에 달한다. 평균 배당성향도 가비아보다 높은 34.4%였다. 가비아가 '배당개근'을 이어오고 있지만 가비아의 배당 정책은 주주친화적이라 보기 어렵다.

◇배당 강화보다 앞선 재무구조 개선, 단일 최대주주 변경 '부담'

가비아가 다소 소극적인 배당 정책을 펴는 이유는 장기 인프라 투자 중심의 사업 특성 때문이다. 가비아 사업의 대부분은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회선이나 데이터센터, 서버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런 산업 구조상 잉여현금의 상당 부분을 배당보다 CAPEX, R&D에 재투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2022년부터 작년까지 과천 신사옥과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CAPEX가 급격히 늘었다. 2022년 125억원이었던 CAPEX는 작년 560억원으로 증가했다. R&D은 같은 기간 103억원에서 148억원으로 함께 증가했다.

가비아가 처음으로 배당 지급의 '상한선'을 분명히 한 배경도 비용 압박으로 인한 것이다. 가비아는 작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배당 가능 이익의 범위 내에서 해당 사업연도의 경영환경, 시장 상황을 반영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15% 수준에서 배당정책을 설정한다"며 "향후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 기업 내부의 재무구조 개선, 주주환원 요구를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주주환원책은 재무구조를 개선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비아는 올해 발표한 2분기 IR 자료를 통해 '선 재무구조 개선, 후 배당성향 증대'를 목표로 한다고 기재했다.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806억원으로 신사옥·데이터센터 건립 전인 2021년 말(179억원) 대비 349.31%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16.68%에서 36.9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했지만 외부 변수가 부담 요인이다. 행동주의 펀드인 미리캐피탈이 지난달 말 기준 단일 주주 기준 최대주주(18.31%)가 됐다. 투자 목적도 단순투자보다 더 적극적인 형태인 일반투자다. 이사의 보수체계, 감사위원 자격 강화는 물론 배당 정책 수립 관여를 예고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