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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의 CFO

DB하이텍 양승주 부사장, 내외 압박 속 재무관리 과제

①보수적 재무 기조 속 기술 다변화 위한 투자 고심…경영권 방어도 이슈

김태영 기자  2025-12-22 07:25:30
양승주 DB하이텍 경영지원실장 부사장(CFO)이 회사 안팎의 당면 과제에 재무관리를 고심하고 있다.

6년여 동안 보수적인 기조로 회사의 재무를 뒷받침해왔으나 기술 다변화를 위한 투자 확대 및 경영권 방어 이슈를 다뤄야 한다.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활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 다변화 위기감 속 국가단위 파운드리 과제까지

양승주 부사장은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테크윈에 몸담았다. 기획 및 사업관리부장, 미국법인장 등을 역임한 뒤 2011년 DB메탈로 둥지를 옮겼다. 이 곳에서는 구매총괄 상무를 맡았으며 2017년 DB하이텍에 합류하게 된다.

DB하이텍에서 구매물류 상무를 맡다가 2019년 부사장으로 영전하면서 CFO를 맡게 됐다. 이후 CFO로서 안정적인 재무관리 역량을 보여줬다. 차입금을 줄이면서 금융비용을 줄였고 꾸준한 이익잉여금 축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췄다.

DB하이텍의 순차입금은 2019년 964억원이었으나 2020년 곧바로 402억원의 순현금으로 전환된다. 이후 2021년 2999억원, 2022년 2297억원, 2023년 2594억원, 2024년 6189억원으로 순현금 흐름이 이어졌다.

잉여현금 흐름도 2019년 658억원, 2020년 1475억원, 2021년 2554억원, 2022년 545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 한 차례는 -1113억원으로 음전하였으나 2024년 2491억원으로 다시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AI의 발흥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DB하이텍이 기술 다변화 압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DB하이텍의 주력 사업은 시스템반도체, 전력반도체 등을 기반으로 하는 아날로그 파운드리 사업이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AI로 인해 글로벌 파운드리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환경에서 DB하이텍이 기술 다변화를 달성해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DB하이텍은 최근 들어 투자확대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DB하이텍의 총차입금은 3625억원으로 1년 전인 2024년 3분기 말(1706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양 CFO는 그동안 차입금을 줄여가면서 보수적인 기조를 견지해왔으나 이제 ‘가보지 않은 길’로 새로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정부가 DB하이텍에 투자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다. AI 기술이 국가의 패권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국가들이 자국산 AI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 수장들과의 회담에서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를 설립해 AI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 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와 관련해 DB하이텍 등 파운드리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CGI가 남긴 상흔, 경영권 방어 고심

양 CFO에게는 DB하이텍의 경영권 방어책 역시 고민거리로 떠오르게 됐다. 지난 2023년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을 구실로 한 차례 위협했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KCGI는 투자목적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약 7.05%를 장내 취득하며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자사주 소각 확대,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투표제 도입 등 주주권 보호 장치, 거버넌스 개선 및 내부통제 강화 등을 요구했다. 또한 회계장부 및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 등으로 경영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DB하이텍은 자회사인 DB글로벌칩 정관상의 이사 수를 제한하는 등 경영권 보호를 시도했다.

다만 KCGI는 공세를 지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2023년 12월 말 DB하이텍 지분 5.63%를 DB Inc에 블록딜로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10~12%의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6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차익은 수백억 원대로 추정된다.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으나 DB그룹으로서는 DB하이텍에 대한 경영권 위협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지주사인 DB Inc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DB하이텍에 대한 지분율은 19.23%다.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지분율은 23.96%에 그친다. 반면 국민연금은 약 7% 지분을 들고 있으며 강성으로 평가되는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60%에 달한다.

DB하이텍은 자사주를 점진적으로 소각해 나가면서 그룹사의 상대적인 지배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마침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도 결이 일치한다. 현재 DB하이텍의 자사주 지분은 약 9%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2023년 이래 연결 기준 10~2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DB하이텍의 현재 실적 수준이 유지된다 가정하면 DB Inc에 매년 100억원 수준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말 DB Inc의 현금 규모는 약 340억원이다.

다만 큰 폭의 배당액 제고는 제한될 것으로 평가된다. 상술했듯 현재 DB하이텍은 외부 여건의 변화로 투자규모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DB Inc가 추가적인 DB하이텍 지분매수에 나서려 해도 주가가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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