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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 울며 겨자 먹기

정지원 기자  2025-12-19 08:16:07
건설사들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쓰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총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이달에는 GS건설이 같은 방식으로 2000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창사 이래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영구채는 '자본의 가면을 쓴 부채'다. 이번 건설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사례는 더욱 그렇다. 형식상 만기는 30년이지만 콜옵션 행사 시점이 3년 뒤로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스텝업 조건으로 인해 연 10% 안팎까지 금리가 오르도록 설계됐다.

비교적 높은 금리에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한 건 사채나 차입금을 늘리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과 GS건설 모두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약 1000억원 조달에 나선 바 있다. 롯데건설은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고 GS건설은 700억원 이상 주문을 받지 못했다.

물론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부채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표현하면 건설사들이 각종 재무지표 악화로 인한 부담이 큰 상태다. 이자비용을 더 내더라도 영구채를 발행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혹자는 건설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두고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평가한다. 콜옵션 만기 고작 3년짜리 영구채를 정말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에게 자금 조달 선택지가 많이 남지 않았던 상황이다. 영구채 조달이 '울며 겨자 먹기'에 가까웠다는 의미다.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앞으로 3년 안에 업황 침체가 끝날 것으로 보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지금 수천억 영구채의 현금 상환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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