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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우시법 역발상' 비보존제약, 어나프라주 중국생산 승부수

미국 CMO서 전환…핵심 수익원 입지 감안해 선제적 구조 재편, 상업 생산 준비 끝

김찬혁 기자  2025-12-23 08:14:08
비보존제약이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의 위탁생산(CMO)을 미국에서 중국 CMO로 바꾼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선택으로 높은 매출원가율로 인한 수익 변동성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어나프라주의 연간 적용 가능 수술 건수가 약 80만 건에 달하는 만큼 이번 중국 CMO 전환은 수익성 개선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품질 관리 체계 유지가 해외 시장 안착의 변수로 꼽힌다.

◇50%대 높은 매출원가율 구조, 중국 CMO 전환 배경

비보존제약은 이달 18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나프라주의 제조원 추가를 승인 받았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12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를 위탁생산(CMO)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자사 향남공장이 내용고형제, 액제, 연고제 생산 설비만 갖춰 무균 주사제 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주 초도 물량 생산을 미국 CMO 업체인 '주빌런트 홀리스터스티어'에 위탁했다. 그러나 비보존제약은 비용 절감을 통한 추가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미국 CMO를 대체할 신규 업체 발굴에 나섰다. 제조소 선택은 시설 규격, 제품 품질, 수익성 분석에 기반해 결정됐다.



비보존제약의 매출원가율은 구조적으로 높은 편이다. 2022년과 2023년 별도 기준 58.0%를 기록했다가 2024년 44.2%로 일시 개선됐지만 올해 3분기 기준 다시 59.3%로 상승했다. 어나프라주는 올해 10월 출시돼 아직 3분기 실적에는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매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 CMO를 통한 높은 제조원가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산 신약인 어나프라주는 향후 비보존제약의 사업 구조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비보존제약은 구체적인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수익 구조 재편에 나선 이유다. 현재 허가 받은 적응증에 따라 어나프라주가 적용 가능한 수술 건수는 연평균 약 75만~82만 건으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제조원가 절감이 향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신규 제조원 통해 어나프라주 생산 착수, 국내 수요 대응

비보존제약이 신규 CMO로 중국 쓰촨성 소재 '후이위 제약'을 선정한 배경이다. 후이위 제약은 미국 FDA GMP 규격을 준수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후이위 제약을 통한 위탁생산으로 어나프라주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의 의미도 지녔다.

비보존제약은 후이위 제약에서 공정 밸리데이션(PV)을 위한 3개 배치 생산을 완료한 상태다. 공정 밸리데이션은 제품 생산 공정을 검증하는 과정으로 통상 3개 배치 생산을 통해 공정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확보한다. 이번 제조원 허가로 판매가 가능해진 3개 배치 생산 물량은 내년 1분기 국내로 입고돼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총 6만3688바이알이다.

제조원 전환 과정에서 기존 미국 제조원을 통한 생산은 전량 완료된 상태로 추가 생산 계획은 없다. 총 4만7696바이알이 향남공장으로 입고됐고 이 중 3만1084바이알이 출고됐다. 잔여 재고 1만6612바이알로 신규 제조원 허가 전까지 국내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CMO 변경으로 향후 어나프라주가 미국 FDA 품목허가를 받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시장 진출 시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보존제약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 단계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함을 명시했다.

한편 비보존제약은 현재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1061만5000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주당 발행가 4710원(예정)을 기준으로 모집 총액은 약 500억원 규모다. 조달 자금은 채무상환에 230억원, 운영자금에 258억원, 발행제비용에 12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정정 요청을 받아들였고 이후 자체적으로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 등 필요한 정보를 상세하게 공유했다"며 "이제는 유상증자를 잘 마무리하는 데 최대한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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