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최고재무책임자인 고영도 관리본부장 전무는 지난 한 해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썼다. 기존 환원책에 더해 일회성 소각까지 실시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였다.
이에 앞서 금호리조트 인수 이후 성공적인 개편작업을 거치면서 탄탄한 계열사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 불확실성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적인 실적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금호미쓰이가 최근 업황 훈풍을 타면서 그룹사 실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향후에도 지속 전망 고 전무는 1965년생으로 광주 석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금호그룹 재무관리팀에서 출발한 뒤 금호석유화학에서 재무팀과 회계팀에 몸담았다. 이후 자금팀장, 관리담당 임원, 구매자금담당 상무를 거친 '순혈 금호맨'이자 재무 전문가다.
고 전무는 오너가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다. 2000년대 후반 금호그룹 '형제의 난', 2010년대 초 그룹 경영위기, 2020년대 초 '조카의 난' 시기를 모두 보내면서 재무 측면에서 오너가를 보좌한 인물이다.
그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월 보통주 87만5000주를 소각했다. 금호석유화학이 2024년에 내놓은 3개년 자사주 소각계획에 예정되어 있던 건이다. 이에 따르면 2026년까지 기보유 자사주 총 262만4417주를 소각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175만주가 소각완료돼 약 90만주의 추가 소각분이 남아 있다.
그런데 위 자사주 소각계획 외에 추가적인 주주환원책도 지난해 9월 깜짝 실시했다. 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즉시소각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주주환원율은 35~40% 수준까지 높아졌다. 자사주 비중 역시 18.4%에서 13%대까지로 낮아졌다.
3개년 자사주 소각계획이 올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어도 여전히 발행주식 총수의 약 10%에 이르는 자사주가 남아있을 전망이다. 고 전무는 추가적인 자사주 소각을 통해 이를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기업밸류업 추진으로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 등의 선택지는 현재 사실상 막혀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은 공시에서 자사주 추가소각 관련 계획이 있으면 시장에 공유하겠다고 밝히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리조트 체질개선 성공, 미쓰이 훈풍까지 고 전무가 자신감있게 주주환원을 추진하는 배경엔 실적 개선이 뒷받침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702억원으로 2024년 한 해 수치(2728억원)에 근접했다. 4분기 실적까지 고려하면 2025년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높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게 된다. 금호석유화학의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3589억원으로 2022년(1조1473억원) 대비 급락했다. 중국 및 중동발 제품의 공세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타격이 본격화되던 시점이다. 이후 2024년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실적 반등은 앞서 고 전무가 금호리조트를 인수한 뒤 입증한 역량이기도 하다.
금호석유화학이 인수하기 전인 2020년 금호리조트 영업이익은 108억원 적자였으나 인수 이후 2021년 5억원의 흑자로 전환했으며 이후 2022년(88억원), 2023년(130억원), 2024(117억원)에 걸쳐 줄곧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마이너스에서 2021년 0.7%->2022년 9.0%->2023년 12.0%->2024년 11%로 양호한 개선흐름을 지속했다.
금호리조트 인수 직후 적극적인 체질개선에 몰두한 결과다. 설악, 화순, 제주 등 전국 리조트 객실을 전면 새단장했으며 용인에 위치한 아시아나CC의 시설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해냈다. 뿐만 아니라 반려견 전용 객실 확대, 파크골프장 개장, 요트 도입 등 트렌드에 맞춘 서비스 변화가 투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편 석유화학 업황이 올해도 불확실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2030년까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0% 달성 목표를 내걸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주력인 라텍스 등 저수익성 범용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탄소나노튜브, 친환경 바이오소재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LNG 수출량 증가로 LNG 보냉재 수요가 늘어나자 관계회사인 금호미쓰이화학이 반사수혜를 얻고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법손익은 978억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591억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이와 맞물려 금호미쓰이화학이 2024년 실시한 증설 효과도 본격 발휘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의 부채비율은 30% 수준이고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금호석유화학의 지분법손익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