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후발주자로 출발한 NH농협캐피탈은 빠르게 외형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업황 둔화와 건전성 관리 기조 속 한때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했다. 2025년 초 취임한 장종환 대표 체제에서 이런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자산 성장세를 회복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장 대표 취임 2년차를 맞아 NH농협캐피탈 체질 개선 과정을 짚어본다.
장종환 NH농협캐피탈 대표가 취임 2년차를 맞으면서 조직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NH농협캐피탈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금융사업부문과 미래사업부문을 둔 2부문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전통적인 여신 영업을 담당하는 금융사업부문과 투자금융부터 디지털, 비대면 사업을 총괄하는 미래사업부문을 양축으로 삼아 성장과 체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다. 두 부문 모두 농협 출신 인사가 맡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캐피탈사의 전통 영역과 신사업을 분리해 각각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장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조직 개편으로 풀이된다.
◇전통 영업 책임지는 강조규…자산 안정화, 체질 개선 주도
금융사업부문은 강조규 부문장(부사장)이 총괄한다. 1963년생인 강 부문장은 농협중앙교육원 교수와 농협생명 인사부장, 농협생명 경기지역총국장, 한국퇴직연금개발원 이사, 농협케미컬 전무 등을 역임했다. 현장 영업과 인사 및 조직 관리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강조규 NH농협캐피탈 부사장(왼쪽), 박정균 부사장(오른쪽)
금융사업부문은 커머셜금융과 오토금융, 기업금융 등 전통적인 캐피탈 여신 자산을 담당한다. NH농협캐피탈의 외형을 지탱하는 핵심 조직이다.
강 부사장 체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자산 구조의 안정화다. 우선 오토금융은 수입차 리스 등 비교적 리스크가 낮은 오토리스 중심으로 재편이 이뤄졌다. 현재 오토금융 자산 중 오토리스 비중은 약 76% 수준까지 올라왔다. 담보 기반 자산을 확대하며 건전성을 끌어올린 셈이다.
기업금융 역시 농협금융 계열과의 연계 영업을 기반으로 적극 확대됐다. 반면 경기 민감도가 높은 커머셜금융은 규모를 조정하며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뒀다.
향후 과제는 수익성과 안정성 간 균형이다. 오토금융의 경우 우량 차주 중심의 신차 및 상용차 금융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산 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사업 축' 맡은 박정균…투자금융·디지털 동시 확장
미래사업부문은 박정균 부문장(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1967년생인 박 부사장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장과 대체투자부장을 지낸 투자 전문가다. 미래사업부문은 투자금융본부, 비대면사업본부, 디지털지원본부로 구성돼 있다. NH농협캐피탈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담당한다.
특히 투자금융 영역에서는 PE(사모투자)와 VC(벤처투자), 인수금융 등을 아우르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투자금융을 기존 조직에서 분리해 미래사업으로 격상시킨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디지털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범농협 플랫폼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대표적으로 2025년 7월 올원뱅크를 통해 진행한 다자녀 가구 대상 금리 우대 프로모션은 한 달간 약 300명에게 0.5%포인트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고객 유입 효과를 거뒀다. 정책금융 성격과 플랫폼 기반 영업을 결합한 사례로 평가된다. NH멤버스와의 연계 역시 잠재 고객 발굴과 타겟 마케팅 고도화에 기여했다.
사옥 이전 과정에서도 박 부사장의 기여가 컸다. NH농협캐피탈은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빌딩을 두고 미래에셋 계열사와 경쟁하는 구도라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다. 박 부사장 주도로 단독 협상 구조를 이끌어내며 임차 계약을 성사시켰다.
복수 입찰 구도를 단독 딜로 전환한 배경에는 상호금융 시절 쌓은 대체투자 네트워크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단순 부동산 계약을 넘어 협상력과 네트워크를 입증한 사례로 보고 있다.
조직 개편 이후 대외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NH농협캐피탈은 2025년 11월 브랜드평판 7위에서 같은 해 12월 3위로 급등했다. 브랜드평판지수는 한 달 만에 32만1999점에서 89만8528로 179% 상승했다.
참여부터 소통, 커뮤니티, 사회공헌 등 전 지표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후 2026년에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편과 디지털 및 플랫폼 전략이 맞물리며 대외 인지도까지 확장된 결과로 해석된다.
과제도 남아 있다. 박 부사장이 이끄는 투자금융 부문은 규제 환경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벤처투자 관련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를 250% 수준으로 낮추는 가이드라인을 검토하면서 정책 방향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완화 가능성도 거론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부사장에게는 규제 변화 흐름에 맞춰 투자 속도와 자산 구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립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사업부문 역시 경기 변동성 확대 속에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통 여신 기반의 안정성과 투자 및 디지털 중심의 성장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장 대표 체제 2년차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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