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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실탄 모으는 현대제철, 재무 과제 '북미 공급망·저탄소 전환'

1분기 영업흑자 불구 현금 회전 둔화…미국 투자 대응 위해 전방위 조달 확대

김정훈 기자  2026-05-26 15:27:05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현대제철이 수익성 회복 흐름 속에서 미래 투자 확대에 맞춘 재무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재고와 매출채권 부담이 확대되며 실제 현금 회수 속도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 투자와 전기로 중심의 저탄소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조달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제철이 중장기 투자 사이클 진입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흑자 유지했지만…운전자본 부담에 현금 회전 둔화

현대제철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397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도 증가하며 수익성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 자동차강판과 봉형강 중심으로 판매가격과 원가 구조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된 영향이다.

다만 손익 개선과 달리 실제 현금창출력 회복 속도는 더딘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5371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업 기반 현금창출력 자체는 유지됐지만 운전자본 부담 확대가 최종 현금 흐름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지난해 말 2조501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조7579억원으로 증가했다. 재고자산 역시 같은 기간 5조7403억원에서 5조9360억원으로 확대됐다. 철강 수요 회복 과정에서 자동차강판 등 주요 제품 판매 대응과 원재료 확보가 동시에 진행되며 현금이 운전자본에 묶이는 구조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철강업 특성상 재고와 원재료 부담이 확대될 경우 손익 개선과 실제 현금 회수 사이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조6832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3429억원) 대비 증가했다. 다만 현금 증가는 본업 회복보다 외부 조달 영향이 더 컸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과 차입 확대를 병행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최근 자동차강판과 봉형강 중심으로 수익성이 일부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재고와 매출채권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실제 현금 회수 속도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전기로 투자 본격화…차입 다변화로 재무 구조 재편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미래 투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ICF)은 마이너스(-) 781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주식 취득에 7842억원, 유형자산 취득에 5526억원이 투입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현대제철의 투자 확대 배경으로 북미 공급망 재편 대응을 꼽는다.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기반 일관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며 북미 현지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 확대 전략에 맞춰 자동차강판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제철이 기존 고로 중심 체제에서 전기로 기반 저탄소 철강 체제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현지 생산 체계 구축과 탄소 규제 대응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투자 확대와 함께 재무 조달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 과정에서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이 동시에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말 장기차입금은 4조1244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2424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단기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1조2159억원에서 1조671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사채는 일부 상환이 이어지며 2조5738억원에서 2조3308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올해 1분기 8561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단·장기 차입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만기 도래 차입금과 회사채 상환도 병행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제철이 단기 유동성 방어와 미래 투자 대응을 위한 전방위 조달 구조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관건은 미국 투자와 전기로 중심의 저탄소 전환이 실제 수익성과 반복적인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단기 실적 방어보다 미국 투자와 저탄소 전환 등 중장기 투자 대응에 재무 역량을 집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투자 확대 국면에서 운전자본 부담과 차입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재무 체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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