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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에서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저축은행업계가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빠진 가운데 DB저축은행이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자산 성장을 이어오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챙기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 저축은행 1세대로 54년간 업을 이어오며 정도경영 원칙과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해 온 결과다. DB저축은행 성장 발자취를 짚어보고 본업 경쟁력과 건전성 관리 체계, 경영 전략 등을 살펴본다.
DB저축은행은 1972년 설립 이후 반세기 넘게 업을 이어온 1세대 저축은행이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운 것과 달리 대주주 변화 없이 성장을 이어왔다. 서울 단일 영업권이라는 제약에도 지난해 총자산 기준 업계 7위에 오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윤재인 대표 체제 들어 업계 내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취임 기간 동안 총자산은 1조4000억원대에서 3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업계 전반이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성장과 안정성을 모두 챙겼다.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한 리스크 관리 기조가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DB그룹 금융업의 출발점 1972년 동부상호신용금고로 출범한 DB저축은행은 DB그룹이 금융업에 처음 진출하며 설립한 계열사다. 그룹의 대표 금융 계열사인 DB손해보험(옛 한국자동차보험)보다도 먼저 출범한 금융 계열사다. 이후 2002년 상호저축은행법 시행에 따라 동부상호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17년 그룹 사명 변경에 맞춰 현재의 간판을 달게 됐다.
DB저축은행이 걸어온 길은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과 다소 다르다. 상당수 저축은행이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를 거치며 대주주가 바뀌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운 반면 DB저축은행은 사실상 동일한 지배구조 아래 성장했다.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대주주 변경 없이 성장을 이어온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서울 중구에 본점을 둔 DB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권역 한 곳이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여신을 일정 비율 이상 취급해야 하는 규제를 받는다. 전국 6개 권역 가운데 서울에만 영업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전국 단위 또는 복수 영업권을 확보한 대형 저축은행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전국 5개 권역에서 영업하고 있다.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서울을 포함해 2개 이상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DB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영업 기반에도 꾸준히 몸집을 키우며 지난해 처음으로 총자산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성장 방식도 달랐다. DB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 포트폴리오는 기업자금대출이 69.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15.8% 수준에 그쳤다.
◇업황 침체 속 빛난 내실경영 업계 내에서 DB저축은행의 존재감이 더욱 커진 시점은 윤재인 대표 취임 이후다. 윤 대표는 DB손해보험과 DB증권, DB캐피탈, DB저축은행 등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다. 특히 DB캐피탈 대표 시절 자산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DB저축은행 수장에 올랐다.
윤 대표 취임 당시만 해도 저축은행업계는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호조를 바탕으로 성장 국면에 있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화되면서 업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상당수 저축은행이 외형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DB저축은행은 업황 침체 속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총자산은 2020년 1조4460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130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자산 규모 기준 업계 순위도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해 말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도 총자산은 3조2147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꾸준한 흑자를 이어간 점도 눈에 띈다. 저축은행업계가 PF 부실 여파로 2023년과 2024년 잇달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DB저축은행은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2023년 184억원, 2024년 1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입증했다. 윤 대표 특유의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가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