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권에서 금융권 평균을 웃도는 장수 CEO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10년 안팎의 기간 동안 조직을 이끌며 장기 리더십을 구축한 사례도 적지 않다. CEO 교체 주기가 짧아지는 금융권 전반의 흐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장기 재임의 배경에는 성과 중심의 평가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업권 특성상 실적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입증된 경영진에게 경영 연속성이 부여되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저축은행을 이끌어온 경영진을 중심으로 각자의 경영 성과와 사업 전략, 장기 재임의 배경을 살펴본다.
윤재인 DB저축은행 대표
(사진)가 업권 상위 그룹으로 이끌며 주목받고 있다. DB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를 비약적으로 키우며 어느새 업계 7위에 자리했다. 주력인 기업여신을 확대하며 개인신용대출 시장에도 진입해 수익성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적지 않지만 보수적인 운영 기조로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DB그룹에서 40년 이상 몸담으며 쌓은 경험이 윤재인 대표의 전략적 판단을 뒷받침한다. 윤 대표는 그룹 내 모든 금융 계열사를 거친 대표적인 DB맨이다.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는 저축은행 운영 방향을 안정적으로 설정하는 토대가 된다. 임기 만료를 앞둔 올해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장기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룹 입사 45년, 모든 금융 계열사 두루 경험 윤재인 대표는 40년 넘게 그룹의 성장을 함께한 인물이다. 동부건설을 시작으로 DB손해보험, DB증권, DB캐피탈 등 핵심 금융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실무 역량을 쌓았다. 이러한 경력은 그룹 내 생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정통 DB맨'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각 계열사에서 얻은 경험은 이후 저축은행 운영과 전략 수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폭넓은 금융 지식과 조직 이해가 DB저축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기반이 되고 있다.
DB저축은행과의 인연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영업1본부장과 경영지원실장을 거치며 저축은행 운영 전반과 리스크 관리 업무를 경험했다. 이를 통해 조직 내 프로세스와 영업 전략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이후 7년간 DB캐피탈 대표직을 맡아 자산과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며 경영 능력을 입증받았다. 2020년 다시 DB저축은행 대표로 복귀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윤재인 대표 체제에서 DB저축은행은 업권 내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취임 당시 업계 10위권 밖이던 순위를 꾸준히 높여 지난해 말 기준 7위에 안착했다.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DB저축은행만 매년 우상향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최근 업권의 신규 여신 취급까지 줄면서 DB저축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러한 반사이익을 바탕으로 업계 내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
DB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조1300억원으로 6년간 두 배 넘게 성장했다. 주력인 기업여신을 담보대출 위주로 꾸준히 늘리며 외연 성장을 견인했다. 2021년에는 개인신용대출 시장에 진입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시현하고 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재편은 특정 부문에 쏠린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경영 실적 측면에서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자산 규모에 걸맞은 이익 창출 역량을 입증했다.
◇올해 임기 만료, 장기 경영 체제 구축 가능성은 윤재인 대표는 오는 10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기 동안 쌓인 경영 성과와 안정적 수익 구조는 재신임 평가의 핵심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 환경 변화와 업권 경쟁 심화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조직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도 윤 대표의 재신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DB그룹 특성상 성과와 별개로 그룹의 전략적 선택이 재신임 여부를 가르는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대표 인사는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그룹이 내리는 답이 될 전망이다. 윤 대표가 재신임될 경우 장기 경영 체제 구축이 예상된다. 전임자인 김하중 전 부회장은 1997년부터 2020년까지 DB저축은행을 오랜기간 이끈 바 있다. 이전 사례를 비춰보면 윤 대표의 장기 재임 가능성도 충분하다. 재신임 시 그간 추진해 온 안전 자산 중심 성장 기조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