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대응과 은행채 전략
KB국민은행, 넉넉한 발행한도 속 조달 다각화 눈길
③올해 최대 27조 여력 확보, 수신 확대·디지털 외화 채권 포함…연간 규모는 축소 중
신상윤 기자 2026-06-24 1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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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은행채 발행 규모가 급증했다. 저금리 추세가 길어지는 가운데 은행에 묶였던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옮겨감에 따른 변화다. 빈 금고를 채우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은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은행채 발행에 집중한 반면 신한은행은 다소 보수적으로, 우리은행은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더벨은 주요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을 통해 달라진 전략 차이를 짚어본다.
KB국민은행은 연평균 14조원 내외를 은행채로 조달한다.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산하 은행 가운데 세 번째 규모다. 2023년 16조원을 조달한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발행량은 줄어들고 있다. 예·적금 등 수신이 증가함에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올해는 통상적인 발행량을 보인다. 다만 최대 발행한도를 27조원까지 넉넉하게 잡아뒀다. 이 가운데 11조원을 우선 발행하겠다고 신고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 조달 여건을 고려해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확대된 수신 잔고나 디지털 채권 같이 조달 전략 다각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올해 11조 중 50% 소진, 연간 최대 27조 발행 가능
2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KB국민은행이 이달 19일까지 발행한 은행채는 5조5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한 규모다. 은행은 예·적금 등 수신이 주요 자금 조달원이지만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커브드본드 같은 채권으로도 재원을 마련한다.
은행채는 금융감독원에 계획만 신고하면 기한 내 상시 발행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 올해 1년치 발행 계획을 보고했다. 우선 11조원을 발행하기로 계획했다. 이달까지 발행된 은행채를 고려하면 절반가량을 소진한 셈이다.
연간 계획 대비 무난한 발행 속도이지만 지난해에는 하반기 발행이 쏠렸던 상황이다. 실제 KB국민은행 이사회가 내부적으로 정한 올해 은행채 발행 한도는 최대 27조원이다. 사채 발행한도는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5배 범위 이내다. 계획 수립 당시의 발행한도가 약 218조원임을 고려하면 10% 미만인 셈이다.
은행은 이사회가 정한 사채 한도 내에서 발행계획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 발행계획을 모두 채우면 추가 신고해 증액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발행한도를 넉넉하게 설정하는 편이다.
지난해 최대 20조원으로 설정했던 사채 한도 가운데 실제 조달된 금액은 12조5000억원이다. 전년도인 2024년에도 최대 20조원 중 약 14조8000억원만 발행했다. 올해 설정한 27조원은 KB국민은행이 최근 10년 사이 은행채를 가장 많이 발행한 2023년과 동일한 규모다.
◇2024년 이후 은행채 감소, 조달 전략 다변화 풀이
KB국민은행은 통상 전체 조달 전략 가운데 은행채 비중을 약 15%로 설정하고 있다. 연간 자산의 규모나 대출 수요 전망, 만기 차환 규모 및 예수금 증가 추이를 고려해 은행채 발행 계획을 수립한다.
KB국민은행은 2023년 16조원 이상을 은행채로 조달하기도 했으나 이듬해부터 발행량을 줄이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발행한 은행채는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줄어든 규모였다. 예년 대비 발행금리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넉넉한 수신 등에 힘입어 시장성 조달 전략인 은행채에 주력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발행한도는 27조원까지 확보해뒀지만 현재 신고한 11조원에서 더 늘어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조달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는 KB국민은행으로선 하반기 금리 인상 등이 예상되는 만큼 은행채 조달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이 올해 들어 발행한 은행채 평균 표면금리는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높은 3% 초반이다.
최근에는 국내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 채권을 통해 1억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 만기 2년의 채권 형태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달러 자산이다. 여기에 올해도 부동산 대출 규제나 신용대출 한도 제한 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은행채 같은 시장성 조달이 시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등 수신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 대비 금리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통상 약 15% 정도를 은행채로 조달하는데 현재까진 일반적인 속도로 발행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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