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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성장률 점검

눈에 띄게 줄어든 가계대출, 무게중심 재편 나선 국민은행

③주담대 분기 기준 감소 전환…기업금융 중심으로 동력 이동

노윤주 기자  2026-05-21 15:40:48

편집자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한층 강화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는 별도 관리목표가 부여됐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 전환이라는 또 다른 숙제도 하달됐다. 은행은 이제 가계 빗장을 자발적으로 잠글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죄고, 다른 쪽에서는 첨단·벤처·지역으로 자금을 돌려야 하는 양면 압박이다. 이미 가계대출은 눈에 띄게 줄고 그 자리를 기업대출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정책에 따른 은행권 가계대출 흐름을 점검하고 금융 자금 재배치가 수익성, 건전성 등 은행권 전반의 영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짚어본다.
국민은행이 올해 들어 가계대출 잔액을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초과했던 국민은행이지만 양상이 달라졌다.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 거래시장이 위축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자리는 기업여신이 메우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신을 동시에 확대하면서 자산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이 1분기 실적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시중은행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기업금융 비중을 키우는 구조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대출, 1년만에 마이너스…시장 거래 위축 영향도

국민은행의 1분기 말 IR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은 18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83조4000억원과 비교해 8000억원 감소했다. 증감률은 -0.4%다. 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1년 만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113조3000억원에서 112조8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었다. 일반자금도 70조1000억원에서 69조8000억원으로 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다 축소된 모습이다.

지난해 흐름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뚜렷히 보인다. 2025년 1분기 말 가계대출은 179조1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조3000억원 늘었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만 2조6000억원 증가했었다.

5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만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초과한 배경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1270억원으로 연초 제출한 목표치 2조61억원의 106% 수준이었다.

작년 1분기 이후로는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분기별 성장률도 하락하는 추세였다. 1분기 1.3%에서 2분기 0.9%, 3분기 0.7% 그리고 4분기에는 0.8%로 유지했지만 총량 목표를 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져 가계대출 성장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은 별도의 조치 때문이 아닌 시장 상황에 따른 자연 감소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년 초과분을 올해 관리 목표에서 차감하는 정부의 페널티와는 무관하게 주택 거래가 위축되면서 주담대 수요도 자연스레 줄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서 첨단산업으로 자금 이동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동안 기업여신은 빠르게 확대됐다. 1분기 말 국민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9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94조1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감률은 1.2%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계대출과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특히 대기업 등 여신은 44조3000억원에서 45조원으로 7000억원 늘었다. 증감률 1.4%로 기업여신 전체 평균을 웃돈다. 중소기업 여신은 149조8000억원에서 151조4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생산적 금융 전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개인사업자(SOHO) 대출이 줄어든 부분도 생산적 금융 전환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일부 중소기업과 SOHO 대출은 통상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크다. 정부가 부동산에서 첨단산업으로 금융 흐름을 바꾸라고 지시한 데 따라 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은 이를 민감하게 관리하고 있다. 올 1분기 국민은행 SOHO 대출은 9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대출 확대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7%로 직전 분기 1.75% 대비 2bp 올랐다. 지난해 1분기 1.76%와 비교해도 1bp 개선됐다. 가계대출 의존도가 낮아진 가운데서도 NIM이 오히려 상승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수익성 방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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