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SGI서울보증보험 지분 2차 블록딜에 나섰다. 올해 3월 첫 거래보다 매각 물량을 크게 줄였다. 직전 거래 때보다 주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거래에 나선 방식은 첫 블록딜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주주환원 전략과 예보의 엑시트도 한층 밀접하게 맞물리고 있다. 서울보증은 업계 최초 분기 배당을 통해 장기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펴고 있고 예보도 배당 수요가 살아 있는 시점을 활용해 지분을 처분했다. 다만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향후 배당 공시가 후속 블록딜의 신호로 읽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1차 대비 물량 7분의 1…배당 수요 활용한 거래 반복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서울보증 지분 약 0.6%, 45만주를 매각했다. 이번 거래로 회수한 공적자금은 190억원이다. 서울보증에 투입한 원금 10조2500억원 중 누적 회수액은 5조4975억원이다. 회수율도 53.45%에서 53.64%로 0.19%포인트(p) 상승했다.
자료: 예금보험공사
이번 거래 규모는 첫 블록딜과 비교하면 현저히 작다. 예보는 지난 3월 26일 서울보증 지분 4.3%, 300만주를 매각해 1610억원을 회수했다. 지분율 기준으로 이번 거래는 첫 매각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회수 금액도 8분의 1 안팎에 그쳤다.
주당 매각 가격도 낮아졌다. 첫 블록딜 당시 주당 매각가는 약 5만3600원이었지만 이번 거래는 회수액 기준 약 4만2200원으로 추산된다. 직전 거래 이후 주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매각 물량도 크게 줄어든 만큼 가격과 수급 부담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 시점을 배당 기준일 직전으로 잡은 건 첫 거래와 같다. 서울보증은 오는 26일을 기준으로 1주당 430원의 첫 분기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예보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활용해 물량을 소화하는 방식을 다시 택한 셈이다.
이번 거래로 예보의 서울보증 보유 지분율은 79.56%에서 78.91%로 낮아졌다. 예보는 잔여지분 매각 시기와 방식은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두 차례에 걸쳐 분할 매각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도 주가와 투자 수요를 살펴 처분 물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분기 배당으로 장기자금 유인…반복 땐 블록딜 신호 왜곡 우려
서울보증은 이달 업계 최초로 300억원 규모의 분기 배당을 결정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한 단계 확대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430원으로 연간 최소 배당금 2865원의 약 15% 수준이다.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주주환원과 5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장기 투자자의 현금흐름 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예보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계속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정책의 의미는 더 크다. 높은 배당에 지급 주기까지 세분화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선호하는 장기 보유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 시장에 나오는 예보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층이 두꺼워질수록 오버행에 따른 수급 부담도 낮아질 수 있다.
다만 배당 직전 블록딜이 반복되는 건 새로운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 배당 시점을 활용한 매각이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첫 거래가 결산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이뤄진 데 이어 두 번째 거래도 분기 배당 직전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비슷한 방식이 이어지면 시장이 배당 공시를 주주환원 강화 자체보다 예보의 후속 매각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예보가 잔여지분 매각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블록딜 외 다른 회수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인지가 중요한 변수다. 예보의 지분 매각과 서울보증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연계하는 방식도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될 수 있다.
블록딜 물량 일부를 서울보증이 자사주로 흡수해 소각하면 예보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면서도 시장에 직접 풀리는 물량을 줄일 수 있다.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 속도를 높이면서도 시장 충격을 줄이려면 서울보증의 주주환원 정책과 매각 방식을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리게 하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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