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상반기 수익성 회복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출로 전환됐다. 콘텐츠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와 하반기 대작 라인업을 위한 제작자금 선투입이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영업활동에서 부족해진 현금은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보완했다. 아직 재무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는 예정된 대작 공급과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콘텐츠 판매 늘며 매출채권 증가…대작 준비에 제작자금 선투입
21일 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5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출로 돌아섰다. 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출발점인 당기순이익은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과 현금흐름의 방향이 엇갈린 데는 운전자본 변동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매출채권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6월 말 매출채권은 약 1074억원으로 지난해 말 747억원 대비 약 326억원 증가했다.
드라마 제작사는 작품을 제작해 방송사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플랫폼에 공급하고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작품 공급에 따른 매출을 먼저 인식하더라도 실제 대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매출채권으로 남는다. 콘텐츠 공급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매출과 함께 매출채권도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올해 상반기 콘텐츠 판매가 확대됐다. 판매 매출은 2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했다. 다만 늘어난 매출 가운데 일부가 매출채권으로 남으면서 실제 현금 유입은 매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클로드로 생성한 스튜디오드래곤 연결 기준 현금흐름표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채권이 감소하면서 약 25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전년에는 매출채권 회수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뒷받침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매출채권에 묶이는 자금이 늘면서 현금흐름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하반기 작품을 위한 제작 관련 자금도 먼저 투입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현금흐름표상 판권과 장기선급금 증가는 각각 약 570억원, 775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라인업 확대를 앞두고 제작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이 반영되는 무형자산 내 건설중인자산도 증가했다.
아직 제작 단계에 있는 작품에 투입된 자금이 자산으로 쌓이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작품이 완성돼 공급·판매되기 전까지는 현금이 먼저 투입되는 구조다.
선수수익 감소도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선수수익은 콘텐츠 공급 등에 앞서 거래처로부터 미리 받은 대금으로 올해 상반기 선수수익 변동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약 226억원 낮추는 요인으로 반영됐다.
◇단기차입 500억 조달…하반기 현금창출력 회복 관건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이를 일부 보완했다. 올해 상반기 단기차입을 통해 500억원을 조달하면서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22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28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485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차입 확대에 따라 순차입금비율은 지난해 2분기 말 -5.9%에서 올해 2분기 말 2.8%로 플러스 전환했다. 순차입금비율은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차감해 산출하는 만큼 마이너스일수록 보유 현금이 차입금을 웃도는 재무구조를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순현금 구조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차입금이 늘면서 순차입 구조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순차입금비율이 2%대에 그치는 만큼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된 수준은 아니다.
향후 관건은 수익성 회복이 다시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구조적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분기 대작 라인업과 선판매 확대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IP 사업 확장과 제작 효율화를 병행해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스튜디오드래곤 3분기 라인업 (출처: IR자료)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