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상장 당시 내건 목표는 '공모자금 기반 R&D 선순환'이었다. 기술이전 수익과 공모자금을 후속 R&D에 재투자해 다음 파이프라인과 기술이전으로 잇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이 같은 목표는 코스닥 입성 첫해인 올해 상반기 흑자를 내면서 입증해내고 있다.
성과의 중심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완준 전무가 있다. 제약사업 기획과 경영전략 경험을 바탕으로 R&D 의사결정에도 참여하며 개발비와 기술이전 가능성, 투자 우선순위를 함께 살핀다. 조달자금을 후속 R&D에 투입하고 다시 사업성과로 연결하는 구조를 재무 측면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두 번째 IPO서 본 '기술이전→재투자' 선순환 김 전무는 금융권 출신 비율이 높은 여느 바이오텍 CFO와는 이력이 다르다. 2003년 CJ에 입사해 CJ제일제당 제약BU 기획팀에서 근무했고 전자상거래 업체 팜스넷을 거쳐 CJ헬스케어 경영전략팀장과 한국콜마 기획팀장을 맡았다. 제약사업의 기획과 전략을 오랫동안 담당하며 신약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경험했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와도 CJ 시절부터 10년 이상 호흡을 맞췄다. 이후 고바이오랩으로 옮겨 IPO를 경험했고 2023년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기획·인사·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IPO는 김 전무에게 두 번째 바이오텍 상장이었다.
두 차례 IPO를 거치며 김 전무가 제약바이오 재무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상장 이후에도 R&D를 이어갈 수 있는 자금 구조였다. 바이오텍은 공모로 확보한 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임상 진전이나 기술이전 등 다음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자금조달에 계속 의존하지 않으려면 자체적으로 후속 R&D 재원을 만드는 구조가 필요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기술이전과 공모 등을 통해 12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연간 현금 소진 규모는 200억원 안팎으로 약 5년을 버틸 여려을 갖췄다.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에서 추가 마일스톤을 확보하는 동시에 후속 파이프라인에서도 매년 최소 1건 이상의 사업 성과를 내 유상증자에 기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김 전무의 역할은 자금조달만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후보물질을 어디까지 자체 개발할지, 어느 시점에 기술이전을 추진할지에 따라 필요한 자금 규모와 다음 투자 여력이 달라진다. 파이프라인의 경쟁상황과 기술이전 가능성, 개발기간을 재무적인 판단과 함께 살피게 된 배경이다.
모든 기술을 직접 내재화하지 않는다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개발 원칙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자체 경쟁력이 높은 항체와 이중·다중항체 분야에 인력과 자금을 집중하고 다른 분야는 외부 전문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되 개발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내부 역량과 투자 효율을 함께 고려해 선택과 집중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00억 곳간 어떻게 쓸까, 후속 R&D도 '선택과 집중' 김 전무가 R&D 의사결정에서 보는 또 다른 축은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개발 규모다. 파이프라인 하나를 추가하면 연구비뿐 아니라 임상과 CMC 비용, 개발인력까지 함께 늘어난다. 어느 시점까지 자체 개발하고 어느 단계에서 파트너를 찾을지에 따라 필요한 자금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개발계획과 재무계획을 함께 살핀다.
상장 이후 늘어난 인력을 조직에 안착시키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2025년 하반기 이후 새로 합류한 인력은 20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퇴사자는 없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 목표와 이를 위해 필요한 사업 성과를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새 인력이 기존 업무 방식과 소통 체계에 적응할 시간을 두는 등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무게를 뒀다.
실제 자금 배분은 파이프라인별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보유 자금과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각 파이프라인의 개발비와 기술이전 가능성을 비교해 투자 순서를 정한다. 초기 개발 성과를 기술이전으로 연결해 다시 후속 R&D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를 반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후보물질을 고를 때는 개발 후반까지 필요한 비용도 함께 본다. 초기 연구성과뿐 아니라 CMC와 생산 확대 과정에서 추가로 들어갈 자금과 개발 리스크까지 감안해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개발이 진전된 뒤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커지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접근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과거 제약사에서 사업개발과 생산, 상업화 단계까지 경험한 인력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개발 초기부터 이후 단계에서 필요한 비용과 실행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인력을 갖췄다는 점이 초기 바이오텍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