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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복합 위기 대응법

하나카드, EVE 통제망으로 금리 충격 배수진

⑨기준금리 인상 속 리스크 거버넌스 가동…NII 지표 모니터링

김보겸 기자  2026-08-31 13:55:05

편집자주

고금리·고환율 장기화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카드업계가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대출 모수 축소와 중저신용자 공급 확대라는 상충 과제 속 자본 효율성과 건전성 관리는 카드사 CRO 조직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취약차주 관리부터 조달 수단 다변화, AI 기반 내부통제 고도화까지 주요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과 대응 체계를 짚어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 속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조달 리스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카드는 EVE(자기자본의 경제적 가치 변동) 지표를 앞세운 이사회 산하 3단계 리스크 거버넌스를 가동하고 있다. EVE는 시장 금리 변동에 취약한 카드사 특성상 금리 충격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규모를 산출하는 지표다.

선제적 통제 바탕에는 하나카드 내부 3중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가 자리잡고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정점으로 리스크관리집행위원회, 리스크관리본부로 이어지는 구조다. 하나카드는 EVE를 비롯해 NII(순이자수익) 및 금리갭 비율도 월·분기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사회 산하 3단계 리스크 거버넌스…EVE 기반 이자율 리스크 밀착 관리

하나카드의 리스크 관리 체계는 이사회 내 위험관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정점으로 구축돼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분기 1회 이상 개최된다. 신용리스크와 금리리스크, 유동성리스크, 운영리스크 등에 대한 내부자본 한도를 설정하고 위험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차상위 위원회인 리스크관리집행위원회는 매달 열린다.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정한 위험별 허용한도와 현황을 점검하며 연결기업 차원의 위험 관리가 실무적으로 실행되도록 통제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리스크관리본부는 두 축으로 나뉜다. 신용·시장·금리·유동성·운영리스크 및 내부자본을 총괄하는 리스크관리전담부서와 신용평가 모형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신용관리전담부서로 구성돼 종합적인 위험 통제 역할을 수행한다. 리스크관리전담부서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적정 위험 지표를 측정한다.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해 신용등급 악화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정기 점검한다.

특히 수신기능이 없어 조달금리 변동에 취약한 카드사의 특성을 고려해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는 이자율 위험 측정 지표로 EVE(자기자본의 경제적 가치 변동)와 NII(순이자수익) 비율, 금리갭 비율 등을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EVE는 금리가 불리하게 변동했을 때 자산, 부채, 부외 항목의 현재가치 변동이 자기자본의 경제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 즉 최대 손실 규모를 뜻한다. 하나카드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맞춰 6개 금리 충격 시나리오를 적용해 기본 시나리오 대비 손실이 가장 크게 발생하는 최대값을 관리한다. 시장 금리 변동에 대비해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정교하게 매칭하기 위한 핵심 리스크 지표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EVE 산출값은 1490억원으로 작년 말(1310억원)보다 13.7% 증가했지만 내부자본한도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리스크관리담당부서는 EVE 등 해당 내부자본 한도의 준수 여부를 월별로 리스크관리집행위원회에, 분기별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정기 보고하며 밀착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량 차주 위주 포트폴리오 재편…조달 다변화 및 보수적 충당금 설정

하나카드 리스크 관리 전략은 우량 차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취약차주의 부실 전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회원 한도관리 전략과 카드론·리볼빙 신용관리 전략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총량과 DSR 규제 기준에 맞춘 다각적 모니터링 지표를 가동하는 식이다. 다중채무자와 고위험군 차주의 한도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중저신용자 대상 익스포저가 급증하지 않도록 대출 자산의 질적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한 충당금 정책도 한층 보수적으로 운용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경기 사이클 변화와 거시경제 시나리오별 전망을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했다"며 "부실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상·매각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단기 연체채권의 속성별로 최적화된 회수 전략을 적용해 연체율 상승을 억제하고 자산건전성 악화를 방지하고 있다.

유동성 확보와 조달 구조 리스크 관리도 정밀해졌다.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며 조달 수단을 다변화했다. 올 7월부터 지난 13일까지 한 달가량 발행한 신용카드ABS는 4476억원으로 회사채(6500억원)의 68.9% 수준이다.

올 상반기 하나카드는 단기 금융시장 경색에 대비해 현금 가용능력을 늘렸다. 만기가 3개월 이내로 돌아오는 부채 대비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비중인 원화 유동성비율은 326.75%를 기록했다. 1개월 이내 만기 부채 대비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자산 비중인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494.17%에 달했다.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찾아와도 갚아야 할 빚보다 3~5배 이상 많은 현금성 자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조달금리 급등이나 자금 경색이 수익성에 미칠 여파를 일부 차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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