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 국면에서 부실자산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핵심은 손실이 이연되지 않도록 회수 역량을 극대화해 연체 발생 초기에 차단하는 것이다." KB국민카드 리스크관리그룹을 이끄는 강문철 상무(CRO·
사진)의 리스크 관리 전략은 사전 포착과 사후 회수라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1971년생인 강 상무는 KB국민카드 리스크관리부 팀장과 리스크관리부장, 자회사인 KB신용정보 기타비상무이사, KB국민카드 글로벌사업그룹장 등을 역임하며 리스크 현장과 경영 전략을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강 상무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리스크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를 꼽았다. 고금리 장기화와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가 조달비용 및 자산건전성 부담과 맞물려 신용리스크와 유동성리스크가 동시에 악화되는 복합적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취약차주 세분화·인하우스 회수 확대…AI 평가모형 개발
이러한 복합 위기에 대응해 KB국민카드는 취약차주 관리 체계를 2단계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먼저 취약차주를 세분화해 부실 징후를 조기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강 상무는 "과다채무자와 다중채무자, 개인사업자, 저연령층, 저신용자 등 유형별로 취약차주를 구분하고 최신 대안모형과 AI 기반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연체가 발생하기 전 전이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하는 선제적 건전성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후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부실자산 증가가 불가피한 국면인 만큼 손실 이연을 막기 위해 올해 1분기 연체채권 관리전략을 전면 개편해 시행했다. 강 상무는 "자체 인하우스 사후관리조직을 확대해 연체 발생 초기에 회수함으로써 손실 이연과 부실 이월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상무는 신용평가모형의 고도화를 올해 리스크 관리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규제 신용평가모형과 카드론 모형의 성능을 개선해 위험 변별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리스크 기반의 포트폴리오 개선 및 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AI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해 부실 징후 탐지 체계도 고도화했다. 기존 통계 기반 모형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비선형적 위험 패턴과 잠재 부실 징후를 탐지하는 분석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서울대학교 및 KCB(코리아크레딧뷰로)와 공동으로 금융기관 신용평가에 최적화된 AI 알고리즘 도출을 추진하고 있다.
강 상무는 "금융권 특성에 필수적인 설명가능성과 안정성, 예측력을 동시에 갖춘 AI 신용평가모형 개발 방법론을 정립해 모형의 개발·검증·운영 전반에 활용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데이터 활용도 대폭 확장했다. 통신료 및 공공기관 납부이력, 온라인 결제정보, 부동산 정보 등 다양한 비금융 대안정보를 결합해 차주의 실질적인 상환능력과 안정성을 정교하게 평가하는 체계를 갖췄다.
◇AI 확산·제3자 리스크 주목…신종 위협 선제 차단
강 상무는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리스크 외에 올해 카드업계가 주목해야 할 2대 신종 위험 요인으로 AI 확산에 따른 리스크와 제3자 리스크를 제시했다.
강 상무는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AI 활용 능력이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상무는 "머지않아 시장 건전성 모니터링부터 신용정책 의사결정까지 AI 에이전트를 통해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한 내부 통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자 리스크에도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강 상무는 "최근 경기 부진 여파로 외견상 우량했던 대기업이나 제휴사들이 단기간에 무너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라며 "제휴·계약업체의 부실이 KB국민카드의 평판 하락이나 재무적 손실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초기 계약 단계부터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올해 제3자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의 사전 검토는 물론 계약 이후에도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휴·계약업체의 부실 징후를 선제적으로 인지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