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은 상장 이후 수천억원대 투자를 단행하며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이어진 탓에 이제는 투자재원으로 활용했던 자금이 채무상환 부담으로 돌아왔다. CATL향 물량 납품을 앞둔 엔켐은 향후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더벨이 엔켐의 투자와 자금조달, 향후 재무 전략을 들여다봤다.
엔켐은 사업 특성상 매출이 증가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선제적인 생산 공장 건설이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비교적 강한 실적 구조를 만들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이 시작되는 CATL 향 물량이 실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엔켐은 상장 전후로 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보였다. 소재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중국 업체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계산이 바탕에 있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과 중국에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동반하면서 공격적인 태도를 일관했다.
생산 시설을 우선적으로 구축하면서 고객사 대응 여력이 확대됐고 실제로 CATL 공급까지 이뤄내는 등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다. 엔켐은 이를 바탕으로 전해액 공급량 기준 전세계 1위 기업까지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단점으로는 고정비 지출이 확대된다는 점이 있었다. 공장을 가동할 만한 충분한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정비만 꾸준히 지출되는 형태가 된 셈이다.
이에 엔켐은 생산 기지 구축을 확대한 이후부터 매출이 증가할수록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실제로 실적 흐름을 살펴보게 되면 매출이 증가한 해에는 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엔켐은 지난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246억원, 51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액이 3657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 50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급수수료 증가 등으로 판매비와관리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었지만 외형 축소와 함께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매출액은 3127억원으로 다시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83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매출총이익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매출 감소뿐 아니라 원가 부담까지 수익성을 압박했다.
엔켐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매출 성장이 수반돼야 한다. 최근 이차전지 산업의 위축되면서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지만 희망은 남아있다. CATL 향 전해액 공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엔켐은 지난해 말 CATL과 5년간 총 35만톤 규모의 전해액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당시 기준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계약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3000억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엔켐의 지난해 전해액 공급 규모는 6만톤으로 매출액은 3127억원을 기록했다. CATL 향 물량 공급이 실적에 반영된다면 연간 매출액은 6000억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원가, 환율, 산업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CATL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이 앞으로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엔켐은 CATL 뿐만 아니라 중국 주요 배터리 제조사 20곳을 포함해 총 50개 업체에 전해액을 공급하고 있다. 엔켐 중국 법인의 지난해 전해액 공급량은 약 3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ESS용 전해액 공급도 증가하는 추세다.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용 전해액 중심 포트폴리오를 ESS용 제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로 ESS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해액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ESS용 전해액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올해 최대 6만3000톤까지 ESS용 전해액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과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북미와 중국, 유럽 등 각 거점 시설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매출을 확대하고 영업손실 폭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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