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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제약, 국민성장펀드에 그룹 계열사 재무부담도 완화

난도 높은 ADC CDMO 투자로 유동성 경색, 계열사 벨이앤씨 미지급금 누적

이기욱 기자  2026-09-03 15:46:42
경보제약이 국민성장펀드의 저리대출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서 차세대 먹거리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규모 공장 신축에 따른 설비투자 부담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데다 시공을 맡은 계열사까지 부담이 전이됐다. 이번 정책자금 수혈은 신사업 안착뿐 아니라 그룹 내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는 호재다.

◇2024년 하반기 신사업 착수, 1년 반동안 유형자산 취득 727억

종근당홀딩스 자회사인 경보제약은 2024년부터 ADC CDMO 사업을 추진했다. ADC 개발이 활발해지고 관련 약물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에 생산 쪽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다. 특히 ADC 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우시, 론자 등 톱티어들도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으로 난이도가 높다.

경보제약은 항체·약물·링커 접합 기술을 10여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생산시설은 충남 아산시 실옥동 부지에 신축 중이다. ADC 생산시설 투자기간은 2024년 8월부터 올해 12월까지고 총 투자금액은 960억원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 추진 이후 경보제약의 재무안정성은 점차 악화되기 시작했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 동안 경보제약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7억원 순유입이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액은 총 727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경보제약은 부족분을 관계기업 'CKD Start-Up 3호 벤처투자조합' 주식 처분과 차입 등을 통해 메웠다.

2024년 말 별도 기준 1327억원이었던 경보제약의 부채는 작년 말 1738억원으로 31% 늘어났다. 같은 기간 94.2%였던 부채비율은 119.3%로 높아졌다. 단기 부채에 대한 대응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114.5%에서 108.1%로 악화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유동비율은 87.8%로 100% 밑으로 낮아졌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가 1935억원으로 유동자산 1699억원보다 236억원 많은 상황이다. 10년의 만기가 보장되는 저리대출이 지원되면 유동비율은 다시 100% 가까이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성장펀드로부터 저리 대출을 받게 됐다는 점은 상당한 호재가 된다.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위원회는 최근 경보제약에 대한 자금지원을 승인했다. 경보제약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사업 신규 진출을 위해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부터 저리대출 형태로 20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번 지원은 국민성장펀드의 바이오분야 네번째 투자기업이자 저리대출 대상으로는 세번째다. ADC 분야로는 리가켐바이오에 이어 두번째로 선정됐다.

앞서 비티젠 850억원과 SK바이오사이언스 3000억원 등 다른 저리대출 지원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경보제약의 현 상황상 ADC CDMO 신사업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벨이앤씨 미지급금 82억 누적에 자본잠식, 종근당홀딩스 유상증자

경보제약에 대한 자금지원은 종근당그룹의 타 계열사 경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보제약은 ADC CDMO 공장 설립 사업을 계열사인 벨이앤씨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

벨이앤씨는 종근당홀딩스가 지분율 54.08%로 최대주주인 건설사다. 나머지 지분의 소유주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옛 안성정기 시절에는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경보제약

벨이앤씨의 작년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벨이앤씨는 작년 5월 경보제약과 'ADC공장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10월 31일까지로 작년 말 기준 진행률은 11%였다.

경보제약은 작년 벨이앤씨로부터 162억원의 유·무형 자산을 매입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67억원의 자산을 추가로 매입했다. 총 329억원 규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보제약이 벨이앤씨에 갚아야 할 미지급금도 작년 말 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경보제약의 설비투자 비용을 계열사가 부담하고 있는 구조다.

벨이앤씨 자체의 재무상황도 불안정하다. 벨이앤씨는 2025년 당기순손실 97억원을 내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종근당홀딩스는 올해 4월 벨이앤씨에 유상증자를 통해 35억원을 추가 지원해주기도 했다.

이번 국민성장펀드 자금 지원으로 벨이앤씨에 대한 미지급금이 상환되면 ADC CDMO 사업에 따른 계열사들의 재무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벨이앤씨의 세부적인 지분 보유 현황은 알 수 없다"며 "ADC 전용 생산설비를 신축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확보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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